디지털 시대,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모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운영체제인 Windows를 비롯해 각종 문서 작성에 사용되는 Excel, PowerPoint, Word 등.. 생각해보니 저는 단 하루도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날이 없더라구요. 컴퓨터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기본 문서작성만 하는 제가 이 정도니 컴퓨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분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지 더욱 잘 아실텐데요,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미 증시에서 애플과 함께 시가총액 1, 2위를 다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입니다.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기부 등 사회환원으로도 유명한데, 빌 게이츠의 기부액을 환산하면 20년간 하루 50억 원씩 기부를 한 셈이라고 합니다. 빌 게이츠의 이런 행동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적극적인 사회환원 및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AI의 선한 영향력, AI for Good

AI for Good은 환경, 건강, 문화유산 등 사회적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공지능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편 연구기관, 비영리단체와 같은 관련 기관에 기술 및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각종 사회 문제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이죠.

출처: Microsoft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20년 건강 문제 해결을 위해 AI for Health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질병의 예방/진단/치료, 건강문제 연구, 건강 불평등 완화의 세 가지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이번 프로그램은 AI for Good의 일환으로 추진된 다섯 번째 프로그램으로, 5년간 총 4천만 달러(약 450억 원)가 투입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AI가 질병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는 당뇨망막병증을 예로 들었습니다.

전 세계에 당뇨망막병증 위험이 있는 인구는 약 4억 6,300만 명에 달하지만, 안과 의사는 21만 명에 불과합니다. 즉 안과 의사 1명당 2,200명을 검사해야 한다는 얘긴데,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는 1명당 돌봐야 하는 환자 수가 더 많아지게 되겠죠. 하지만 AI 진단 시스템을 활용해 당뇨망막병증을 검사한다면 더 효율적인 검사가 가능하고, 조기 진단을 통한 질병의 예방 및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외에도 다양한 건강 및 질병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 결과를 관련 연구기관 및 단체에 제공하고 관련 스타트업 지원에 나서는 등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설 계획입니다.

출처: Microsoft

AI for Cultural Heritage는 AI를 활용해 우리의 문화유산을 보호 및 보존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존할 수 있었던 인류의 유산 중에는 '언어'가 있습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현존하는 언어의 약 1/3 가량은 이용자가 1,000명 미만으로, 평균 2주에 한 개의 언어가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멸종 위기에 있는 소수 언어를 보호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AI 번역 플랫폼을 활용했습니다. 정부 및 연구기관의 협력을 통해 언어 데이터를 모으고, AI를 통한 분석 및 실제 소수언어 사용자들의 검증을 거쳐 고대 마야 문명의 유카텍어, 오토미족이 사용한 오토미어, 이누이트족의 이누크티투트어 등이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번역 플랫폼에 추가되었습니다. 언어는 곧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역사 및 문화를 담고 있다고도 하죠. 일제강점기로 인해 우리말을 사용할 수 없었던 역사를 생각한다면 더욱 공감이 가는데요, 앞으로도 소수 언어가 잘 보존되어 그들의 문화와 역사가 계승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인터넷 인프라 격차 해소

요새는 컴퓨터나 핸드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인터넷을 이용하곤 하죠. 그런데 갑자기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저는 이런 경험을 해외여행 중에 겪어봤습니다. 당장 다른 도시로 이동하려면 길찾기도 해야하고, 버스 티켓도 예매해야하고, 숙소도 예매해야 하는데 인터넷 연결이 안 되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구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접촉이 제한된 요즘, 인터넷이 없다면 재택근무도, 비대면 수업도 모두 불가능했겠죠. 이처럼 인터넷은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기나 물처럼 필수 인프라가 되었습니다.

출처: Federal Communication Commission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왔던 인터넷 인프라, 하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미국만 해도 그렇습니다. 위 사진은 미국의 브로드밴드, 즉 인터넷 통신망 지도입니다. 파란색일수록 보급률이 높고, 노란색일수록 보급률이 0%에 가까움을 의미하는데 동서부 연안 인근 도시 지역은 대부분 파란색이지만 비교적 농촌/시골 지역에 해당하는 내륙에는 노란색이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미국 내에서도 지역마다 인터넷 보급률 격차가 심하다는 것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2017년 시골지역의 인터넷 접근성 확충을 위한 Airband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2년 7월까지 약 3백만 명에게 인터넷을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정부기관과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관련 단체 등과 손을 잡았습니다.

출처: Microsoft

일례로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소규모 통신사업자 Cal.net 지원을 들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하면 보통 대도시인 LA를 떠올리기 쉽지만, 미국에서 재배하는 채소 및 과일의 절반이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될 정도로 넓은 농토를 보유한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넓은 농지 사이에 집 한 채가 덩그러니 있는 곳이 많았고, 인터넷 망을 설치하는 비용을 오롯이 감당해야 하다보니 가격이 비싸져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죠.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히 구글 검색을 못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잦은 산불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등 사회 안전망에 속하지 못하고, IoT 등 각종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 기술도 도입하지 못하니 신기술 활용에서도 뒤쳐질 수밖에 없죠.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ederal Communication Commission)와 함께 Cal.net을 지원, 더 저렴하고 안정적인 광대역 통신망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러한 농촌 지역의 인터넷 접근성을 높이는 데 협력했습니다.

2019년에는 Airband 프로그램의 지원 범위를 해외까지 넓혔습니다. 2022년까지 약 4천만 명에게 인터넷 보급을 목표로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지역에서 중점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가나에서는 지역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인 Bluetown과 손잡고 인터넷 보급에 나섰는데요, 하루 생활비가 약 5.5달러(약 6,200원)에 불과한 가나에서 각 가구에 인터넷을 보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Bluetown은 전략을 바꿔 정부기관, 학교 등 공공시설물에 집중적으로 인터넷을 보급했고, 결과적으로 이 시설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인터넷 망을 보급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을 온라인과 연결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사용자가 다양한 콘텐츠 및 기술을 익힘으로써 사회적,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제공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미래 세대에게 필요한 핵심 기술 교육

컴퓨터과학은 미래 세대가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이 되었습니다. 요즘 이공계에서 뜨고 있는 STEM이라는 단어 들어보셨나요? STEM이란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의 약자로 차세대 산업을 이끌 핵심 전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STEM 연관 직종 중 약 58%가 컴퓨팅과 관련이 있지만, STEM 전공자 중 10%만 컴퓨팅 산업에 재직한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 4차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과학 기술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출처: Microsoft

마이크로소프트는 먼저 학교를 통한 교육에 나섰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는 교사들이 컴퓨터과학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었죠. 마이크로소프트는 교사들을 위한 트레이닝 및 교재를 제공해 이들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직접 지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했습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커리큘럼을 제공했는데, 교사들은 이 커리큘럼에 따라 전문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을 받으며 강의 및 실습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이 수업을 통해 컴퓨터과학 입문부터 빅데이터, 사이버 보안까지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으며 원한다면 추가 강의나 프로젝트까지 진행할 수 있었죠.

마이크로소프트는 TEALS 프로그램을 통해 2020-2021년간 미국 및 캐나다의 455개 학교에서 총 10,0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한 650개 회사에 재직하는 컴퓨팅 전문가 1,50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그들이 보유한 전문 지식 및 기술을 전달하며 차세대 융복합 인재 양성에 나설 예정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워낙 큰 기업이라서 그런지 사회공헌활동 규모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다른 기업들이 CSR 또는 ESG 전용 웹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해 비교적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방대한 정보들이 홈페이지 곳곳에 퍼져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자료조사가 어려웠지만 한편으로는 흥미로웠던 점이, 예를 들면 '비영리단체 지원' 관련 항목을 읽다 보면 '비영리단체가 사용할 수 있는 제품 및 솔루션' 광고가 함께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어쩌면 ESG의 핵심인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냐'를 홈페이지를 통해 가장 잘 나타내는(?) 기업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몇 년째 ESG 최고등급인 AAA를 유지하고 있죠. 세계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가장 ESG를 잘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 앞으로는 또 어떤 활동을 보여줄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참고자료
2020 Microsoft CSR Report(Microsoft, 2021)
Microsoft and UN Sustainable Goals Whitepaper(Microsoft, 2020)
Microsoft(www.microsoft.com)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디즈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90년대 매주 일요일 오전에 방영됐던 디즈니 만화동산입니다. 아침 8시~9시 경에 방송이 시작했기 때문에 항상 잠이 덜깬채로 TV 앞에 앉아 디즈니 만화를 보던 기억이 납니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같은 동화책들을 보며 공주가 되는 상상을 했던 아찔한(?) 기억도 나네요. 이렇게 제 기억은 대부분 만화와 관련된게 대부분인데요, 월트 디즈니, 제 생각보다 훨씬 큰 그룹이었습니다.

출처: Investopedia

위 사진은 디즈니가 최근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면서 확장된 디즈니의 미디어 포트폴리오입니다. ESPN, ABC, 내셔널 지오그라픽과 마블, 픽사, 스타워즈까지 정말 미디어 제국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기업입니다. 게다가 미디어뿐 아니라 디즈니랜드같은 테마파크까지 운영하고 있기도 하죠. 2020년 매출만 653억 달러(약 74조 원), 임직원만 해도 22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그 명성만큼 기업 규모도 엄청난 기업인데요. 만화영화를 좋아했던 어린이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기업, 월트 디즈니는 어떤 ESG 활동을 수행하고 있을까요?

 

 


봉사활동만 하면 디즈니랜드 입장권이 공짜?!

조금 과장된 멘트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2010년 디즈니에서 시행했던 자원봉사 프로그램입니다. 'Give a Day, Get a Disney Day'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하루 동안 봉사활동을 했다는 인증을 받으면 디즈니랜드 무료입장권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죠. 디즈니는 봉사활동 장려를 위해 자원봉사 관련 비영리단체인 핸즈온네트워크(Hands-On Network)와 손잡고 자사 홈페이지 내에 참여 가능한 봉사활동 목록을 게시했습니다. 사람들은 이 중 자신이 참여하고 싶은 활동을 선택, 자원봉사를 완료한 후 핸즈온이 봉사활동 참여를 인증해주면 미 전역에 위치한 디즈니랜드 중 한 곳의 입장권을 무료로 받을 수 있었죠. 

출처: Disneyparks

호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2010년 1월 1일 시작돼 1년간 운영될 계획이었던 이 프로그램은, 준비된 100만 장의 무료입장권이 단 67일만에 소진되면서 종료되었습니다. 즉, 세 달도 안된 짧은 기간 동안 디즈니는 100만 명이 자발적인 봉사활동에 나서도록 장려한 것이죠. 디즈니는 지역사회의 봉사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사회를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었죠.

하지만 디즈니가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과연 평판뿐이었을까요? 아닙니다. 무료 입장권을 배포한 덕분에 디즈니는 수입도 올릴 수 있었죠. 공짜로 디즈니랜드에 왔다는 만족감에 사람들은 디즈니랜드 내에서 먹고, 마시고, 노는 데 더 많은 소비를 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교외에 위치한 디즈니랜드의 특성상 멀리서 방문하는 사람들은 디즈니 리조트에 숙박하기도 했기 때문에 디즈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사회공헌활동이 아닙니다. 고객에게는 봉사로 인한 만족감과 디즈니랜드에서의 경험을 주고 디즈니는 좋은 이미지와 더불어 디즈니랜드 방문 고객을 늘려 수입을 얻는, 사회공헌활동과 비즈니스 모델이 결합된 모범적인 ESG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병마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디즈니는 아이들, 특히 병마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만화영화의 주인공은 때로는 누구보다도 더 좋은 친구가 되고, 누구보다도 더 대단한 영웅이 되기도 하죠. 디즈니는 자사의 캐릭터들을 활용한 상품을 기부하거나, 캐릭터들이 직접 병원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출처: The Walt Disney Company

실제로 디즈니는 'Disney Toy Delivery'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국, 캐나다 지역에 위치한 450개의 소아병동에 매년 3백만 달러에 달하는 디즈니 제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8년부터 5년간 1억 달러를 투자한 'Disney Team of Heroes' 프로그램을 통해 디즈니 캐릭터들이 소아병동을 직접 방문, 병원생활에 지친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죠. 일례로 2019년에는 '토이스토리4' 개봉을 앞두고 토이 스토리 캐릭터들이 병원을 직접 방문해 환자와 가족들을 만나 장난감을 전달해주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디즈니는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긴 투병생활을 겪는 아이들과 보호자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한편 즐거움과 편안함을 더해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출처: ClickOrlando

1980년 시작된 'Make-A-Wish' 프로그램은 난치병을 앓는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디즈니는 아이들이 꿈꾸던 일을 이뤄주는 것 역시 치료의 일환이라고 생각했고, Make-A-Wish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세계 50개국에서 약 45만 명의 아이들의 소원을 이뤄주었습니다. 위 사진은 선천성 질병을 앓는 7살 소녀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미녀와 야수의 벨을 만나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입니다. 디즈니는 소원을 이루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갖게 되고, 슬픔과 걱정보다는 기쁨과 희망을 안고 치료에 임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이렇듯 디즈니는 아이들에게 병마와 싸우기 위한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활용한 청소년 교육

디즈니 사업의 핵심은 결국 이야기와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죠. 디즈니는 자사의 핵심 역량인 이야기를 아동 및 청소년 교육에 활용했습니다. 주목할만한 프로그램 중 하나로는 'Musicals in Schools'가 있습니다. Musicals in Schools는 국공립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무료 프로그램으로, 초등학생용으로 재편집된 30분짜리 디즈니 뮤지컬에 대한 공연 권리와 대본, 음악, 리허설 팁이 포함된 키트를 제공합니다. 학교 선생님은 뮤지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한 학기에 걸쳐 아이들과 직접 뮤지컬을 만들어가게 됩니다. 배우 역할을 하는 아이들부터 백스테이지에서 뮤지컬 제작을 돕는 아이들까지, 아이들은 극장에서 뮤지컬을 공연하는 경험을 통해 자신감, 창의력, 협동심, 문제해결,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능력을 기를 수 있죠. 2009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388개 학교의 43,000여 명이 라이언킹, 정글북, 알라딘과 같은 디즈니 뮤지컬 공연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출처: Disney Musicals in Schools

2012년부터는 비영리단체인 'Young Storytellers'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Young Storytellers는 Young Storytellers는 청소년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글과 공연으로 내놓음으로써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현하고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디즈니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디즈니 배우들로부터 1대1 멘토링을 받을 수 있으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이야기가 공연으로 만들어지게 될 때는 디즈니 배우들이 직접 공연에 나서기도 하죠. 원래는 대면으로 진행됐던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디즈니 배우들은 여전히 온라인을 통해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룹 화상통화를 통해 각자 각본을 읽으며 '온라인 공연'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고 무대에서 멋진 공연들을 만나게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월트 디즈니의 사회(S) 공헌활동 어떻게 보셨나요? 저는 무엇보다 디즈니가 사회공헌활동을 기업과 동떨어져서 생각하지 않고, 기업이 가진 자산을 활용해 진행했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자사의 캐릭터와 테마파크를 활용해 소아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이야기라는 자산을 활용해 청소년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습을 보며 디즈니가 가진 콘텐츠의 우수함과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은 디즈니의 이야기를 보며 꿈을 꾸고, 디즈니는 다시 아이들의 꿈을 이뤄주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전 세계 아이들이 디즈니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읽으며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디즈니의 선한 영향력이 계속되었으면 합니다.

 

참고자료
How Disney Gave A Magic Touch To Volunteering(Forbes, 2019)
Give a Day, Get a Disney Day(Wikipedia)
자원봉사 참여율 올리고, 기업 매출과 수익도 늘리는 '디즈니'만의 사회공헌 아이디어(한국능률협회컨설팅, 2019)
The Walt Disney Company 2020 CSR Report(The Walt Disney Company, 2021)
Disney Musicals in Schools(www.disneymusicalsinschools.com)
Young Storytellers(www.youngstorytellers.com)
The Walt Disney Company(www.thewaltdisneycompany.com)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시스코,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뭐하는 기업인지는 잘 모르겠다 싶으신 분들이 계실텐데요, 시스코는 세계 1위의 통신장비 업체입니다. 세계 90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2020년 매출은 493억 달러(약 55조 9천억 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이죠. 실제 시스코의 네트워크 장비가 전 세계 네트워크 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에 달하며, 시스코의 장비가 고장나면 전 세계 인터넷이 순식간에 먹통이 되어버린다고 하네요! 이렇듯 IT분야의 대표 기업인 시스코가 유명한 분야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CSR인데요, 시스코는 자사의 기술을 활용해 인력양성, 사회문제 해결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유명합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ESG 중에서도 시스코의 사회(S) 공헌 방식을 중점으로 알아보겠습니다.

 

 


IT 기술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 및 일자리 제공

요즘과 같은 디지털 세상에서 교육과 기술은 떼놓을 수 없는 관계죠. 특히 IT 기술 교육은 IT 분야뿐만 아니라 IT기술을 사용하는 타 분야로 취업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시스코는 기술을 바르게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없다면 디지털 혁신도 의미가 없다는 믿음하에 IT 기술 교육 분야에 폭넓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운영하기 시작한 프로그램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그리고 가장 오래 운영돼 온 CSR 교육 프로그램인 Cisco Networking Academy입니다. 

출처: Cisco

이 프로그램은 네트워킹, 자동화, 사이버 보안, IoT, 디지털 문해력, 기업가정신 등 IT 관련 분야에 관한 초급 및 고급 교육을 제공합니다. 또한 시스코는 단순히 교육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Talent Bridge 프로그램을 통해 구인구직 시스템을 운영, 구직자와 고용주를 연결해 줌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했습니다. 시스코는 지난 23년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180개국의 1,260만 명에게 IT 교육을 제공했는데요, 2020년에만 230만 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IT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설문 결과 교육에 참여한 학생 중 95%는 시스코의 프로그램이 구직 및 학습 분야에서 도움이 됐다고 답했으며, 270만 명의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새로운 직장을 얻을 수 있었죠. 이렇게 시스코는 IT분야의 글로벌 인력난을 해결함과 동시에 미래 세대들이 IT를 활용한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시스코는 퇴역/현역 군인과 같은 군 베테랑들의 교육에도 나섰습니다. 미국에서는 특히 퇴역 군인의 재취업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곤 하는데요, 장기복무 후 별다른 기술 없이 사회에 돌아온 베테랑들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등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노숙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기 떄문입니다. 시스코는 이들이 사회에 적응하고 새로운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IT 기술을 교육하는데 앞장섰습니다. 군인의 배우자 역시 이 교육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군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이사가 잦고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교외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동거인인 배우자가 안정적인 직업을 갖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군인 및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무료로 제공되는 퇴역군인 재능 양성 프로그램(Veterans Talent Incubation Program, VTIP) 입니다. VTIP는 20주에 걸친 네트워킹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향후 시스코에서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됩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 지원

시스코의 Global Problem Solver Challenge는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공모전으로, 사회 및 환경 문제 해결에 나서는 기술기반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시스코는 2016년 프로그램을 첫 런칭한 이후로 세계 15개국의 43개 스타트업에 125만 달러(약 14억 원)를 지원했습니다.

Savanna Circuit Tech의 제품, 출처: Cisco

2020년에는 태양광 냉장 운송 시스템을 개발한 케냐의 Savanna Circuit Tech가 대상을 차지했습니다. 케냐의 낙농업은 가족위주로 경영되는 소규모 낙농가가 70%를 차지하며, 이들은 매년 약 53억 리터의 우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장에서부터 시장까지 우유를 배달하는데 다섯 시간 이상이 소요돼 운송 과정에서 약 30%의 우유가 버려지곤 했습니다. Savanna Circuit Tech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을 이용한 냉장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이 장치는 크기가 다양하고 어떤 운송수단에도 설치가 가능하며, 장치 내부의 센서를 통해 온도, 양, 산도 등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어 운송 과정에서 우유가 상하는 걸 막을 수 있었습니다.

2018년에 대상을 받은 CareNX Innovations는 인도의 헬스케어 기술 기반 스타트업입니다. 인도의 의료 서비스는 주로 도시에 한정되어 있고 비용이 많이 드는데, 이로 인해 시골에 사는 임산부들은 제때 검진을 받기 어려웠습니다. CareNX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산부들을 위한 원격 검진 시스템인 CareMother를 개발했습니다. CareMother에 포함된 건강 진단 키트를 사용하면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정보가 업로드되고, 의료진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어디서든 이 정보를 확인할 수 있죠. 임산부들은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 없이 집에서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동에 걸리는 시간 및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고, 진단 키트를 통해 이상이 발견됐을 경우 바로 병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CareMother는 2020년 기준 인도의 800개 마을, 약 35,000명의 임산부에게 보급되었다고 합니다. 인도는 열악한 의료 시스템으로 인해 임신이나 출산 과정에서 사망하는 여성이 연간 약 4만 5천 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CareMother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임산부들이 효율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며 안전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술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

시스코는 스타트업 외에도 비영리기구 및 비정부기구를 지원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일례로 미국의 비영리단체 TalkingPoints 지원을 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집에서 수업을 듣는 비대면 교육이 늘어나며 부모님과 선생님 간 소통이 더욱 중요해졌죠. 그런데 문제는 미국 아동의 1/4이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교육 지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선생님들은 이런 부모님들과 원활한 소통이 어려웠죠. TalkingPoints는 100여 개의 언어를 자동으로 번역해주는 플랫폼으로, 쌍방의 언어를 통·번역함으로써 부모님과 선생님의 원활한 의사소통 및 관계 형성을 지원했습니다. 시스코는 TalkingPoints의 데이터 분석 및 모바일 플랫폼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의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이민 가정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출처: Cisco

NGO인 Digital Green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Digital Green은 소규모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비정부기구입니다. 소규모 농가는 전 세계 식량의 80% 이상을 생산하지만, 또한 빈곤층의 80%를 차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Digital Green은 소규모 농가의 소득 증진을 위해서는 생산량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 이를 위해 50여 개 언어로 만들어진 농법 교육 영상을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곧 농가의 소득을 늘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판매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인 Loop를 개발했습니다. Loop는 농산물의 유통과 결제 관련 시스템을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으로, 농가가 가장 좋은 가격에 농산물을 팔 수 있도록 지원했죠. 시스코는 Loop 개발을 위한 펀딩의 첫 후원사로 나서며 농가의 빈곤 퇴치에 동참했고, 실제 Loop를 사용한 농가들의 소득은 평균 13%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시스코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업 및 단체들의 기술 및 재정 지원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시스코가 환경 문제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시스코의 CSR 보고서를 보면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7년 대비 55%로 낮췄고,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83%까지 끌어올리는 등 친환경 활동에도 앞장섰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투자 및 기술지원을 통해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더욱 눈에 띄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작성한 포스팅을 보셨다면 기업들의 ESG 활동이 주로 환경(E)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확인하실 수 있으실텐데요, 그런 점에서 시스코의 사회공헌 활동이 더 주목할만하다고 생각해 이번 포스팅은 사회(S) 중심으로 작성해보았습니다. 시스코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면 시스코가 파트너를 맺은 기업/단체들의 목록이 나와있는데요, 정말 다양한 단체와 기업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만큼 시스코가 사회 각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기업들이 사회 문제에 귀 기울이고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자료
Cisco Increases Its Societal Impact As Documented In Its 2019 CSR Report(Forbes, 2019)
ESG Case Study – Cisco Systems, Inc.(ETF Trends, 2020)
Global CSR Report: Cisco Connecting the World Inclusively and Sustainably(The CSR Journal, 2020)
‘케어앤엑스(CareNX)… 사람을 위한 기술, 의료전달망 혁신하다(더나은미래, 2016)
CISCO CSR Report 2020(Cisco, 2020)
CISCO(www.cisco.com)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지난 포스팅에서는 ESG 공시 의무화와 관련해 ESG의 개념, 그리고 국내외 표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표준들을 살펴보고 나니 실제 ESG경영은 어떻게 하는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기존에 하던 사회활동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사회공헌, CSR, ESG가 다 똑같은 거 아닌가? 저 세 가지 개념이 어떻게 다른 건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사회공헌과 CSR의 개념을 알아보고 ESG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란?

최초로 CSR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자했던 학자는 Bowen(1953)으로, 본인의 저서인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ies of the Businessman)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우리 사회의 목적과 가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정책이나 원칙에 따라 의사결정하며, 그에 따르는 행동을 하는 기업인의 의무"라고 정의했습니다. 현재는 "기업의 이해 당사자들이 기업에 기대하고 요구하는 사회적 의무들을 충족시키는 활동"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CSR에 대해 지금까지도 가장 널리 쓰이는 분류는 Caroll(1979)의 분류 방법인데요, 기업의 책임을 경제, 법, 윤리, 자선 네 가지로 분류해 제시했습니다.

이 중 경제적 책임과 법적 책임은 기업이 경영 활동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책임이라면, 윤리적 및 자선적 책임은 기본을 넘어선 자율적인 책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CSR과 사회공헌활동

CSR과 사회공헌활동은 어떻게 다를까요? 위의 분류에서 살펴봤듯이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자선적 책임에 해당하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CSR활동은 사실상 사회공헌활동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이러한 활동에 대한 비판도 있는데요, 바로 단순 금전적 기부활동과 봉사활동과 같은 일회성 지원에 치중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온라인에서 'CSR 보고서',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등으로 검색해보면 각 기업들이 발간한 CSR 관련 연차보고서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분석해보면서 몇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대부분의 활동이 취약계층 지원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국내 사회공헌활동은 '복지'나 '봉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 일회성 활동들이 대거 포함됩니다. 한 가지 사업을 발굴해서 매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각 시기에 정부 또는 사회에서 핫했던 일회성 활동들이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최근에는 일자리 창출, 이전에는 1사1교, 1사1촌과 같은 자매결연, 연탄나눔 봉사 등이 있었습니다. 셋째, 질보다는 양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면 순이익 중 몇 %를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했는지, 몇 명의 임직원이 봉사에 참여했는지와 같은 정보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는 사회공헌활동을 '얼마나 많은 비용을 썼느냐'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flickr

이와 더불어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가장 비판받는 점은 사회공헌활동을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저도 홍보팀에서 일하며 사회공헌을 담당했던 적이 있는데, 지금 보니 위와 같은 점들이 모두 해당되네요. 특히 저의 경우 새로운 기부처/봉사활동처를 발굴하고 활동에 대한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듯 홍보를 위한 보여주기식 활동은 진정한 의미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CSR/사회공헌활동과 ESG

그렇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ESG는 관련이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ESG의 'S'는 사회(Social)를 의미하며, 기업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CSR활동만으로 ESG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례로, 환경오염을 발생시키는 기업이 취약계층에게 일정액을 기부한다면 이는 사회적 책임 중 자선적 책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ESG에 대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 기업이 평소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물질 및 설비 개발에 앞장서거나, 이와 관련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면 이것이 ESG 경영에 가까운 것이죠. 이처럼 ESG는 올바른 의사결정(Governance)을 통해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는 것으로, 단순히 자원을 투입하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경영 전반에 대한 본질적인 변화를 요구합니다. 

또 다른 CSR과 ESG의 차이점은, ESG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경영을 통해 기업 가치를 상승시킨다는 것입니다. CSR이 기업이 사회에 '좋은 일'을 하면서 책임을 다하는 소극적인 행위라고 본다면, ESG는 기업이 '좋은 일'을 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적극적인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면봉을 생산하던 업체가 코로나 검사에 쓸 수 있도록 면봉을 지원한다고 하면, 이는 '좋은 일'이지만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가 플라스틱이 환경 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종이, 나무 등 대체제를 사용하기로 했다면 어떨까요? 각국의 플라스틱 규제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이 기업은 미래에 이런 규제가 생겨나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겠죠. 환경을 생각해 소재를 바꾼 '좋은 일'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가능하게 하고, 나아가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이처럼 CSR이 자원 투입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다는 '결과'를 의미한다면, ESG는 궁극적으로 사회 및 기업 가치를 더하기 위한 '근본 및 과정'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SG 경영의 시작

최근 금융업부터 시작해 유통, 제조 등 많은 분야의 기업들이 ESG 전담 부서를 신설하며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ESG와 같은 비재무적 성과가 좋은 기업이 장기적으로 재무적 성과도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ESG를 평가 기준에 포함하는 등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ESG 경영을 표방하기 전에, 진정으로 ESG를 이해하고 있는지부터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주를 위한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하지 않고 임직원, 소비자, 협력업체, 지역공동체 등 광범위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근본적 책무를 이행하는 것이 ESG 경영입니다. 기업 활동 과정에서 어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기업의 지속 경영 목표와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ESG 경영을 위해서는 환경과 사회를 고려한 전사적인 프로세스의 전환, 그리고 이를 지원해주는 의사결정자의 역할 역시 중요합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결국은 무늬만 ESG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공헌과 CSR, ESG의 개념과 차이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막연하게만 알았던 세 가지 개념들이 이제는 조금 체계가 잡히는 느낌이네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ESG가 기업 가치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조금 어려운 주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함께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따라와주세요!

 

참고자료
보험회사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관한 연구(보험연구원, 2013)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란(네이버 지식백과)
임직원 봉사활동 8만시간 하니 CEO는 "일 안 했네"…어떡하나요(뉴스원, 2021)
[기고] ESG를 PR·CSR·사회공헌과 혼동하지 마라(매일경제, 2021)
ESG로 진짜 착한 기업 가려내는 법(주간조선, 2021)
이윤창출 → 사회적 책임 → ESG…기업의 책임도 진화한다(한국경제, 2020)
사회공헌 잘한다고 사회책임 해소 안된다(머니투데이, 2006)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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