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을 써요, 난 소중하니까요"라는 광고 멘트 익숙하신가요? 오늘 포스팅의 주인공은 바로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로레알입니다. 로레알은 뉴스위크가 선정한 2017 세계 500대 그린 기업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고, 글로벌 투자기관 코퍼레이트 나이츠(Corporate Knights)가 선정한 2020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 중 98위를 차지하는 등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 기업 중 하나입니다.

출처: L'Oreal

로레알 하면 하나의 브랜드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로레알 산하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위 사진은 로레알의 럭셔리 라인업(L'Oreal Luxe)에 속한 브랜드인데요, 랑콤, 키엘, 입생로랑, 바이오더마, 슈에무라 등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보이시죠?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의 글로벌 기업 로레알은 어떤 방식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을지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로레알의 지속가능경영 철학, 모두와 아름다움을 공유하다(Sharing Beauty With All)

로레알은 2013년 그룹 지속가능경영 프로젝트인 'Sharing Beauty With All'을 수립하고 상품 디자인, 유통, 생산과정, 원재료 조달 등 가치사슬의 전 단계에서 지속가능성 달성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이란 단순히 원료를 식물추출물로 변경하는 것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었죠. 2020년 기준 매출액 280억 유로(약 37조 6,500억 원), 종업원 88,000명에 달하는 거대 기업 로레알의 지속가능성 달성을 위해서는 원재료 조달 방식부터 포장재에 사용되는 재료까지 다양한 분야를 고려해야 했습니다.

출처: L'Oreal

로레알은 지속가능성 달성을 위한 핵심 분야 네 가지를 선정하고 각 분야의 목표를 선정했습니다. 먼저 혁신(Innovating) 분야에서는 신규 출시, 또는 리뉴얼된 모든 제품이 환경 및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했으며, 생산(Producing) 분야에서는 제품의 생산 및 운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폐기물을 감축했습니다. 삶(Living) 부문에서는 로레알의 모든 제품들이 환경 및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그 정보를 고객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했으며, 발전(Developing) 부문에서는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 공급업체 관리, 직원복지 향상 등 지역사회/공급업체/직원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통해 이러한 목표를 달성했는지,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지속가능한 환경 조성의 첫걸음, 탄소배출량 감축

세계 500대 그린 기업에서 1위를 차지했던 로레알, 역시 환경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먼저 로레알은 202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5년 대비 60% 이상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 켄터키 및 알칸사스에 위치한 생산시설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을 도입했으며, 댈러스의 물류센터에는 12개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등 신재생에너지를 빠르게 도입했습니다.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한 노력은 로레알 내부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일례로, 로레알 화장품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원료 중 하나인 시어버터의 주 생산지는 부르키나파소입니다. 시어버터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열매를 고온에서 볶아야 하는데,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매년 약 10만 헥타르의 산림이 훼손되었습니다. 로레알은 부르키나파소의 노동자들을 교육시키고, 땔감을 사용하지 않는 스토브를 보급하여 산림 훼손을 막고 불을 피우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도 감소시킬 수 있었죠. 

출처: L'Oreal

물류의 운송 방식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로레알은 조사를 통해 전체 운송량 1%만을 담당하는 항공운송이 30% 이상의 탄소배출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항공 운송량을 줄여나가기로 했습니다. 또한 2003년 유럽에서 최초로 10톤 전기 트럭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 차량을 사용해 도로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죠.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05년부터 2016년 사이 로레알의 제품 생산량은 29% 증가했지만 동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69%나 감소했으며, 2020년에는 무려 81%까지 배출량을 감축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플라스틱 포장재와의 전쟁

플라스틱 포장재는 로레알의 가장 큰 골칫덩이 중 하나입니다. 로레알의 브랜드에 사용되는 전체 포장재의 약 60%가량이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2018년 기준 그 양은 약 14만 톤에 달했습니다. 로레알은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고,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하는 환경발자국 중 약 50%가 포장재와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로레알은 포장재의 개선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2025년까지 100% 리필 가능하고, 재활용 가능하며, 또는 분해되는 플라스틱 포장재만을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로레알은 3R(Respect, Reduce, Replace)을 내세웠습니다. 먼저 Respect는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생물다양성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이를 위해 화장품 내용물과 직접 닿는 포장재는 식품 포장용(Food grade) 기준을 준수하고 있으며 포장재에 사용되는 PVC를 모두 퇴출시켰습니다. Reduce는 말그대로 포장재의 양이나 크기를 줄이겠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와 더불어 리필을 활성화하여 용기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Replace는 포장재의 재료를 대체하는 것으로, 포장재에 친환경 PCR(Post-Consumption Recycled) 플라스틱 또는 재생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출처: L'Oreal

플라스틱 포장재 감축의 일환으로 로레알은 2019년 알베아와 함께 세계 최초로 종이 기반의 포장용 튜브를 개발했습니다. 로레알은 실제로 2020년 이 포장재를 사용한 제품들을 출시하며 탈 플라스틱을 향해 나아가고 있죠.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로레알은 2019년 새 플라스틱(Virgin Plastic)과 같은 재활용되지 않은 물질의 사용을 약 13,000톤가량 줄일 수 있었습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아름다움(Beauty For a Better Life)

로레알은 지역사회, 특히 여성 지원에 앞장서온 기업 중 하나입니다. 물론 화장품산업의 주요 고객이 여성이기도 하지만, 주력 제품인 뷰티 제품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 여성들이 더 나은 삶을 사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죠. 로레알의 여성 지원 프로그램인 'Beauty For a Better Life'는 이러한 믿음에서 시작됐습니다.

로레알은 먼저 헤어 및 메이크업 기술 교육에 나섰습니다. 세계 25개국에서 펼쳐진 이 무료 직업 교육에는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여성, 가정폭력 피해자, 청년 노숙자 및 중퇴자 등이 참여했으며 2018년 기준 총 5,565명이 이 교육을 통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L'Oreal

또한 로레알은 전문 테라피스트를 양성했습니다. 전문 테라피스트들은 외모(질병, 사고, 노화 등), 심리, 또는 사회적 문제로 인해 인해 심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뷰티 트리트먼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암환자의 경우 치료 과정에서 탈모, 홍조, 건성 피부와 같은 문제를 맞닥뜨리게 되는데요, 로레알의 전문가들은 암환자들에게 이러한 외모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조언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범죄에 노출되거나 실직 등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뷰티 또는 헤어 강좌, 이미지 변화 조언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죠. 로레알은 2017년 기준 약 15,000명에게 전문 테라피스트를 통한 도움을 제공하며 사회적 약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로레알의 ESG 경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저는 특히 로레알이 장기적이고 모호한 목표가 아니라 단기적이고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로레알의 지속가능 프로그램인 Sharing Beauty With All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됐습니다. 타 기업들이 20년 후, 30년 후 목표를 세우는 것에 비해 굉장히 단기적임을 알 수 있죠. 그럼에도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목표대비 달성률을 공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서일까요? 로레알은 대표적인 ESG 평가기관 MSCI부터 5년 연속 최고등급인 AAA를 받는 등 화장품 업계의 ESG 경영 선두주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최근 로레알은 2030년까지 진행할 새로운 지속가능 프로그램인 'L'Oreal for the future'을 발표했는데요, 앞으로 10년간은 또 어떤 놀라운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참고자료
How L’Oréal Is Turning Itself Into A Sustainability Leader(Fast Company, 2017)
L'Oreal Sustainability Report 2020(L'Oreal, 2021)
L’Oréal accelerates the shift to an environmentally sustainable business model by 2030(Medium, 2020)
Sustainable sourcing: a pilot project for L’Oréal and OLVEA in Burkina Faso(Strategist, 2018)
Foundation L’Oréal(www.fondationloreal.com)
L’Oréal(www.loreal.com)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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