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보는 ESG, 오늘은 국내에서 가장 발빠르게 ESG 변화에 대처하고 있는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알아보려고 합니다. 금융사들은 정책금융을 다루고 수많은 대중들을 상대로 영업하기 때문에 타 산업군보다 공익적 성격이 짙은 편이며, 그런만큼 ESG 트렌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변화는 일반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주는데요, 금융사에서 투자 및 대출 평가시 ESG 지표를 활용하면서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일반 기업들도 ESG를 실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산업 내에 광범위한 영향을 주는 금융사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통해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을까요? 오늘은 그 첫 번째로 4대 금융지주 중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자 합니다.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 신한금융

신한금융은 금융의 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미션 하에 금융의 선한 영향력, 'FINANCE for IMPACT'를 ESG 경영 원칙으로 내세우고 3대 전략방향으로 친환경, 상생, 신뢰를 선정했습니다.

출처: 신한금융지주

친환경 전략 달성을 위한 과제로는 제로 카본 드라이브(Zero Carbon Drive)가 있습니다. 그룹 자체가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을 2043년까지 제로(0)로 만들뿐 아니라 그룹의 자산 포트폴리오(투자 또는 대출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한 기업 구성)의 탄소 배출량도 2050년까지 제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신한금융이 빌려준 자금으로 기업이 제품을 생산 및 유통, 사용할 때에도 탄소가 배출되는데, 이 배출량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죠. 실제로 신한금융은 국내 탄소배출권 할당 대상업체 및 온실가스·에너지 목표 관리업체 1,000여개 사의 탄소배출량을 데이터화하고 관리해왔으며 앞으로도 기업들의 경제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평가·관리할 계획입니다.

상생 전략하에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과제로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신한스퀘어브릿지가 있습니다. 10개의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서울과 인천에 신한스퀘어브릿지를 열고 청년창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와 협력해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제주 등 주요 거점에도 지역 특성에 맞는 신한스퀘어브릿지를 오픈할 계획입니다. 특히 저희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이 위치해 있는 제주 지역에서는 프리미엄 작물생산, 관광문화자원 상품화, 폐어망 업사이클링 등 제주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맞춤형 스타트업 육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출처: 신한스퀘어브릿지 인천

마지막으로 신뢰 달성을 위한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다양성 추구를 내세웠습니다. 다양성과 포용성 속에 기업은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여성리더를 육성하는 쉬어로즈(SHeroes)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쉬어로즈는 신한(SH), 여성(She), 영웅(Heroes)의 합성어,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리더를 육성함과 동시에 후배들에게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됨에 따라 사회소외 계층의 교육격차 심화와 노년층의 디지털 금융소외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바일 채널 사용설명서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금융 접근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한금융은 이와 같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지난 2019년 금융업계 최초로 전 그룹사에 전략 및 지속가능 담당 책임자인 CSSO(Chief Strategy & Sustainability Officer)를 임명했습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그룹사 CEO 전원이 포함된 'ESG 추진위원회'를 신설, 기존에 운영해오던 ESG 전략위원회, ESG CSSO협의회, 지속가능경영 실무협의회와 함께 운영하며 일원화된 ESG 전략 추진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렇듯 ESG 경영 실천을 위한 노력에 힘입어 신한금융은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월드 지수(DJSI World)에 8년 연속으로 편입되었으며, 국내 ESG 평가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6년 연속 통합 A+등급을 획득했습니다.

출처: 신한금융지주

 

 

함께여서 더 좋은 우리, 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은 UN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와 연계해 포용적 금융, 미래세대 육성, 취약계층 지원, 메세나 확산, 그리고 환경 보존이라는 다섯 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금융의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중 대표적인 사업을 알아볼까요?

출처: 우리금융그룹

먼저 혁신금융 활성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혁신금융이란 경제 모멘텀을 가계금융 및 부동산담보 중심에서 미래 성장성과 자본시장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2019년전체 그룹사 CEO가 참여하는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출범했습니다. 혁신금융 활성화를 위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인 디노랩(DinnoLab)이 있습니다. 2016년 처음 문을 연 디노랩은 디지털 이노베이션 랩(Digital Innovation Lab)의 약어로 스타트업이 공룡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디지털 혁신의 요람 역할을 하겠다는 우리금융의 비전이 담겨 있습니다. 선정된 기업은 공유오피스 임대, 핀테크/세무/회계 전문가의 멘토링, 사업화 및 해외진출 등을 지원받게 됩니다. 디노랩에는 지금까지 54개 사가 참여했으며, 2019년에는 동남아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디노랩 베트남을 개소해 지금까지 5개 사가 혜택을 받았습니다. 우리금융은 이 외에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투자제도를 신설해 2020년까지 55개 기업에 약 530억 원을 투자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성장동력 확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출처: 조선비즈

사회적기업 지원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금융은 생산적금융 확산에 기여하고 지속가능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사회적기업에 적극 투자해왔습니다. 특히 우리은행은 2013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고용노동부와 사회적기업 생태계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지속적인 사회적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에는 ‘사회적기업 육성 유공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주요 지원 분야는 소셜벤처아이디어 경연대회와 같은 사회적경제기업 활성화 사업 지원, 사회적 경제기업(인증/예비)에 대한 여신금융지원, 사회적기업펀드 출자 등이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자본 및 담보가 부족해 자금을 융통하기 쉽지 않은데요, 사회적기업뿐만 아니라 저희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과 같은 예비사회적기업에게도 꼭 필요한 정책인 것 같습니다.

ESG 경영을 향한 행보는 환경 분야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지난 12월 '탄소중립 금융그룹'을 선언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탈석탄 금융 가이드라인을 수립, 향후 석탄 발전과 관련된 투자를 중단하고 기존 투자금도 리파이낸싱 시점에 가능한 회수할 계획입니다. 또한 풍력, 태양광,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저탄소 경제 형성에 나설 예정입니다. 더불어 영업점 건물에 전기차 충전소를 시범 설치하고 그룹 연수원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보급하는 등 그룹 자체의 저탄소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인데요, 실제로 대표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이렇듯 체계적인 환경경영 추진을 위해 환경경영시스템을 구축했고 2020년에 환경경영 분야 국제표준인 ISO14001 국제인증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우리은행

우리금융은 지배구조 변화를 통해 ESG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지주 경영지원본부 산하에 'ESG경영부'를 신설하고, 그룹사간 원활한 의사소통 및 협조체계 구축을 위해 그룹 CEO로 구성된 '그룹 ESG경영협의회'를 설치하며 ESG 경영에 대한 의지를 다졌습니다. 최근에는 이사회 내에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이사 및 경영진들이 본격적인 ESG 경영에 시동을 걸 계획입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우리금융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지속가능금융 인증등급 중 최고등급인 ST1을 받았으며, 내달경 국내 지주사 최초로 ESG 채권을 발행할 계획입니다. 기관투자자들이 ESG 관련 투자 비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ESG 채권 발행은 기업의 ESG 경영 활동을 부각함과 동시에 더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로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ESG 경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한금융이 내놓은 ESG 하이라이트 보고서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연 1회 발간했던 사회책임보고서를 ESG 보고서로 변경하고 매년 1분기에는 ESG 활동을 요약한 보고서인 ESG 하이라이트를 별도로 발간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신한금융에서 어떤 비전을 갖고 무슨 활동을 했는지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ESG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니 이제는 더 많은 기업이 이러한 ESG 활동 보고서를 내놓지 않을까 싶네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과 KB금융에 대해 알아볼텐데요, 이 두 금융그룹은 어떤 활동을 보여주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참고자료
'글로벌 트렌드라는데'…4대 금융지주 ESG 경영 살펴보니(뉴스핌, 2020)
금융지주 'ESG 경영' 속도...조직 신설하고 대규모 투자(전자신문, 2021)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ESG경영 가속·스타트업 육성'(EBN, 2021)
신한금융의 남다른 ESG…"K유니콘 육성이 곧 사회공헌"(머니투데이, 2021)
[ESG 금융 미래 찾다 ④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혁신기업 투자 ESG 경영 속도(한국금융신문, 2020)
우리금융, 디노랩 스타트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 실시(조선비즈, 2020)
[우리금융그룹 ESG진단#환경] 기후변화 대응 플랜 수립…녹색금융으로 ESG정조준(그린포스트코리아, 2021)
[ESG 경영시대]⑤ 우리금융 "2021년 ESG 드라이브 원년"(뉴스핌, 2021)
우리금융, 내달 ESG채권 발행…금융지주 첫 ESG인증등급 획득(연합뉴스, 2021)
ESG 기업경영과 금융투자 패러다임의 대전환(코스콤, 2020)
신한 ESG 하이라이트(신한금융, 2021)
우리금융그룹 2019 지속가능경영보고서(우리금융, 2020)
신한금융그룹(www.shinhangroup.com)
우리금융그룹(www.woorifg.com)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네슬레는 스위스의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인데요, 여러분은 네슬레 하면 어떤 브랜드가 생각나시나요? 전 어렸을 때 즐겨 먹었던 네스퀵이라는 브랜드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제가 초등학생이던 시절에는 우유급식을 했었는데, 흰 우유가 먹기 싫어서 네스퀵 초코맛을 잔뜩 사가서 항상 초코우유를 만들어먹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런데 조사해보니 네스퀵 말고도 제가 아는 브랜드가 참 많았습니다.

네슬레의 주요 브랜드, 출처: Nestle

킷캣, 네스카페,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와 같은 브랜드들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네슬레는 이러한 주력 제품들을 바탕으로 세계 189개 국에 진출, 2020년 기준 포츈500대 기업 중 82위에 선정된 세계 최대 식품 기업 중 하나입니다. 세계 최초로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 개념을 경영에 도입한 것으로도 유명한 네슬레는 어떤 방식으로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시죠.

 

 


네스카페 플랜(Nescafe Plan), 커피농가와 네슬레의 상생 추구

여러분은 커피 좋아하시나요? 저는 믹스커피든, 캡슐커피든 혹은 카페에 가든 하루에 꼭 한 잔은 커피를 마시는 편인데요. 놀랍게도 커피는 전 세계에서 석유 다음으로 가장 교역량이 많은 물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네슬레는 전 세계 커피 교역량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커피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네슬레는 네스카페,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 등 커피 브랜드를 통해 많은 매출을 올렸습니다. 그렇다면 커피를 재배하는 커피 농가도 많은 돈을 벌었을까요?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커피 한 잔 가격이 4,000원이라면 그 중 농부에게 돌아가는 돈은 30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영세한 커피 농장의 농부들은 생산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때문에 커피 수확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루어졌고, 엄청난 커피 수요를 맞추려다 보니 노동 착취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죠.

네슬레는 커피 재배 및 생산기술 교육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했습니다. 기술 향상을 통해 농부들은 생산량을 높여 더 높은 수익과 함께 안정적인 재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고, 그래야만 네슬레도 고품질의 원두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2010년부터 시작된 캠페인이 바로 네스카페 플랜입니다.

출처: Nestle

네슬레는 네스카페 플랜의 일환으로 'Farmers Business School' 프로그램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지난 10년간 90만 명 이상의 영세 커피 재배자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농업 기술을 전수받았습니다. 또한 약 2억 3,500만 그루의 커피 묘목을 농가에 보급해 원두 공급의 양적 및 질적 향상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속가능 기준을 충족하는 원두를 커피 농가로부터 직접 수매해 커피 농가에 안정적인 소득을 가져다줬으며 나아가 좋은 품질의 원두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초콜릿으로 파괴되는 열대우림을 지켜라

초콜릿과 열대우림이라니, 이게 무슨 소린가 싶으신가요? 기사에 따르면 실제로 초콜릿으로 인해 서아프리카의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초콜릿의 주재료인 코코아를 재배하기 위해 열대우림을 없애 카카오를 불법 경작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1960년대 이후 코트디부아르 열대우림 80%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등지에서 서아프리카 열대우림 파괴 문제가 불거지자 네슬레를 비롯한 주요 초콜릿 생산 기업들은 산림파괴 방지 및 산림복원을 위한 CFI(Cocoa and Forests Initiative, 코코아 및 산림 이니셔티브)에 동참하기로 서명했으며, 네슬레는 '코코아 플랜(Cocoa Plan)'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출처: Nestle

코트디부아르는 전 세계 코코아의 40%를 생산하며 인접 국가인 가나의 생산량을 더할 경우 총 생산량은 약 70%에 달합니다. 빈곤에 시달리는 이곳 국민들에게 코코아는 주 수입원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단순히 열대우림 복원을 위해 농장을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따라서 농장의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동일 면적 내에서 생산성을 높이면서 임목을 추가로 심어 산림을 복원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네슬레는 우선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 위치한 85,000여개의 코코아 농장 각 구역을 지도화했습니다. 그리고 코코아 농가에 42만 개의 임목 종자를 배포해 코코아와 함께 심어 산림을 복원할 수 있도록 독려했습니다. 또한 고품질의 코코아 모종을 공급해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농장에 필요한 땅을 최소화했습니다. 네슬레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서아프리카 지역의 산림 파괴를 방지하는 동시에 농가의 이익을 최대화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더 건강한 삶을 위한 선택

건강한 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는 날로 늘어가고 있죠. 네슬레 역시 이러한 변화에 직면했는데, 특히 네슬레의 주요 브랜드인 네스퀵, 킷캣 등은 아프리카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사람들이 '달고 살찌는' 제품에 중독되게 함으로써 당뇨나 비만을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네슬레는 이러한 비판에 발빠르게 대응해 제품군에서 당류를 2000년 대비 1/3 수준으로 감축했습니다. 또한 제품의 45%가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일일 당 섭취기준(칼로리의 5% 이내)을 충족하고 있으며, 나머지 제품들도 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연구 개발에 나설 예정입니다. 나트륨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네슬레는 소비자가 원하는 맛을 유지하면서도 나트륨 함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으며, 지금까지 전 제품군에서 약 6,500톤의 나트륨을 감소시켰습니다. 

또한 네슬레는 아이들의 영양 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짐을 인지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Nestle for Healthier Kids'라는 이름하에 아이들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습니다. 일례로 아르헨티나에서는 유통기업 까르푸와 협력해 아이들에게 과일과 채소 섭취의 중요성을 교육하는 'Adopt a Fruit, Adopt a Vegetable'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식습관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부모님과 학교의 중요성을 깨닫고, 학교와 연계한 영양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부모님을 위한 생활 속 건강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네슬레는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2030년까지 5천만 명의 어린이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월마트의 친환경 정책을 주로 분석한 것과 다르게, 이번에는 네슬레의 사회관련 정책을 주로 다뤄봤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언뜻 보면 농부들을 교육하고 좋은 묘목을 보급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나 싶을 수 있지만, 저는 ESG에 대해 알게 된 지금은 "생산량을 늘리고 고품질의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으니 사업에 도움이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품의 당 및 나트륨 함량을 줄이는 것 역시 설탕세 도입이나 성분 함량 제한과 같은 이슈에 대응할 수 있으니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행동이죠. 공급처와 소비자를 생각한 행동이 기업의 안정적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자료
Nestlé Says It Can Be Virtuous and Profitable. Is That Even Possible?(The New York Times, 2019)
Creating Shared Value Progress Report 2019(Nestle, 2020)
TEN YEARS OF THE NESCAFE PLAN(Nestle, 2021)
만약 한국에서 커피를 재배할 수 있었다면(매경프리미엄, 2018)
초콜릿 탓에 서아프리카 열대우림 급속도로 사라져(연합뉴스, 2017)
[Cover Story] 네슬레를 배우다(조선일보 더나은미래, 2015)
Nestle(www.nestle.com)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월마트(Walmart)는 전 세계 모든 기업을 통틀어 매출 1위를 기록한 거대 기업입니다. 세계 27개 국가에 11,000여 개의 매장을 세우고, 220만 명의 종업원을 보유한 유통계의 거물이죠. Everyday Low Price(상시저가정책)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저렴한 제품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을 통해 기업은 크게 성장했지만, 이 과정에서 대량생산 및 유통에서 파생되는 환경문제 등으로 인해 큰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월마트는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었을까요?

 

 


월마트, 지속가능경영의 시작

재미있게도 월마트의 경영방식 변화는 한 아이의 탄생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바로 당시 CEO였던 리 스콧(Lee Scott)의 손녀딸이죠. 그동안은 막연하게 생각했던 기후변화, 환경오염과 같은 이슈들이 손녀딸이 살아가게 될 사회라고 생각하니 그에게는 큰 위협으로 느껴진 모양입니다. 스콧은 월마트라는 거대 기업이 가진 자원을 이용해 세상을 자신의 손녀딸에게, 나아가 모두에게 더 나은 곳으로 만들자는 목표를 세웁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월마트의 지속가능 프로그램입니다. 스콧은 100% 재생에너지 사용, 제로 폐기물, 지속가능한 제품 판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운송수단 효율화 등을 목표로 경영 전반을 손볼 것임을 밝혔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계획이 단순히 환경을 지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월마트는 경쟁자와 차별화할 수 있고, 환경과 관련된 각종 규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며, 공급망을 효율화함으로써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었죠. 즉 이러한 움직임들은 결국 비용을 줄여 이익을 극대화하는 경영 전략의 일환이라 볼 수 있습니다.

 

 


기회는 기업 외부에 있다

월마트는 먼저 기업 내부에만 집중하던 사고방식을 변화시켜야 했습니다. 기존에는 비영리재단, 정부기구, 연구기관 등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배제하고 기업 운영에만 집중했지만, 비교적 전문성이 없었던 '지속가능성'이라는 분야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죠.

월마트가 환경 보호를 위해 개선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회들이 기업 외부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이러한 변화를 부추겼습니다. 월마트 매장 운영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10%라면, 나머지 90%는 공급업체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월마트는 이 점에서 착안해 환경적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해산물, 포장재 등 14개 분야의 지속가능한 가치 네트워크(Sustainable Value Network)를 설정하고 공급업자 등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각 네트워크에 가입하도록 독려했습니다. 공급업자들은 각 네트워크에서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대신에 월마트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발언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월마트는 약 3,000여 개의 공급업체들과 환경적 영향력을 줄이고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공급업체를 평가하는 기준에 지속가능성 관련 지표를 추가하는 등 공급업체의 변화를 이끌고 있죠. 일례로 평가기준에는 제품의 효율적 포장기준 준수여부가 포함되어 있으며, 공급업자들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준들을 지켜야만 합니다. 이러한 친환경으로의 행보는 재무적으로도 긍정적인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공급업체들은 월마트가 제시한 효율적 포장기준을 준수해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월마트는 포장재 감축을 통해 화물적재량을 늘릴 수 있었고, 물류비를 절감함과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 역시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었죠.

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월마트의 지속가능경영은 '파급력'이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월마트가 제품 운송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한다면, 월마트가 사용하는 트럭 제조업체들도 친환경 차량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겠지요. 매장에서 사용되는 전구, 냉장고와 같은 전자제품 공급업체 역시 더 효율적인 제품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듯 월마트의 변화는 단순히 기업 자체만이 아닌,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지속가능성"을 극대화하도록 요구하는 것입니다.

 

 


100% 재생에너지와 제로 폐기물 시대를 향해

월마트는 자신들의 매장 및 창고에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약 29%인 재생에너지 비율을 2035년까지 100%로 끌어올릴 계획이죠. 이를 위해 매장 인근에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월마트 매장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출처: Walmart

최근에는 에너지 관리 분야의 글로벌 기업인 슈나이더와 손잡고 기가톤 PPA(Gigaton PPA)를 발족했습니다. 월마트가 2017년부터 진행한 '프로젝트 기가톤'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데요, 프로젝트 기가톤은 무려 10억 톤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였습니다. 물론 월마트 자체만으로 달성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공급업체들이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을 모두 포함한 양을 말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공급업체들이 어떻게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고, 규모가 영세한 경우 직접 재생에너지를 조달할 여력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기가톤 PPA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PPA란 기업이 재생에너지 사업자와 계약을 맺어 전기를 공급받는 제도로, 영세한 공급업체들이 함께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죠. 또한 기가톤 PPA를 통해 월마트의 공급업체들이 재생에너지에 대한 교육을 들을 수 있어 재생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을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월마트는 폐기물 감축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매장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포장재, 재활용품, 혼합폐기물 등 다양한 폐기물들을 재활용하고 재사용함으로써 실제로 매립되는 쓰레기의 양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출처: Walmart

실제로 2017년 기준 월마트는 배출된 폐기물의 약 65%를 재활용했으며 기부, 재사용 등을 거쳐 실제로 매립된 폐기물의 양을 22%까지 감소시켰습니다.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변경하고 리필과 같이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장려했으며, 소비자들도 이러한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제품에 재활용 라벨 부착을 장려하고 일회용 봉투 대신 재사용 가능한 쇼핑백을 지급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2019년에는 재활용 비율이 71%까지 증가했으며, 매립 비율은 19%까지 줄어들었죠.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은 계속될 예정으로, 특히 월마트 캐나다는 2025년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량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매출 및 재고량을 면밀히 관리해 음식물 낭비를 줄이고, 잉여식품은 푸드뱅크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제로 폐기물을 향한 월마트의 노력이 과연 빛을 발할지 앞으로도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만약 월마트가 하나의 국가라면 전 세계 27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라고 합니다. 그만큼 월마트의 규모와 파급력이 굉장하다는 의미죠. 월마트의 ESG 경영에 대해 조사하면서 한 기업의 변화가 얼마나 많은 산업계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혼자서만 지속가능경영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공급업체나 고객과 같은 이해관계자들 모두가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반대로 우리와 같은 일반 소비자가 힘을 합쳐 기업이 ESG를 고려한 지속가능 전략을 짜도록 유도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이처럼 ESG와 지속가능경영은 혼자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협력하여 이뤄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자료
Walmart has a grand plan to help suppliers club together to buy green energy(CNBC, 2020)
Walmart Canada Pledges Zero Food Waste By 2025(European Supermarket Magazine, 2018)
Walmart tried to make sustainability affordable. Here’s what happened.(The Business Journal, 2018)
Walmart: the corporate empire's big step for sustainability(The Guardian, 2014)
The Greening of Wal-Mart(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2008)

기업의 생존 이젠 ESG에 달렸다(뉴스헤럴드, 2021)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공유가치 전략 : 월마트(Walmart) 사례 살펴보기(Impact Business Review, 2014)
Walmart(corporate.walmart.com)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글로벌 기업으로 보는 ESG 사례, 두 번째는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Adidas)입니다. 아디다스는 지난 2015년 캐나다의 글로벌 투자 리서치 기관인 코퍼레이트 나이츠(Corporate Knights)가 발표한 글로벌 지속가능성 100대 기업 중 3위에 랭크되었으며, 100위 안에 든 기업 중에는 유일한 의류 기업이었습니다. 매년 4억 켤레의 운동화를 생산하는 아디다스는 어떤 방법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을까요?

 

 


파트너와 함께 이루는 혁신

아디다스가 지속가능경영을 표방하여 내세운 접근방식은 바로 Open Source Innovation입니다. Open Source하면 어떤이미지가 그려지시나요? 저처럼 IT분야가 생각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사전을 검색해보니 '무상으로 공개된 소스코드 또는 소프트웨어'라는 정의가 나오는데요, 아디다스가 말한 Open Source는 조금 다릅니다. 아디다스의 Open Source Innovation은 기업 내외의 다양한 소스로부터 아이디어를 제공받아 혁신을 이루자는 의미입니다.

Open Source Innovation은 크게 네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운동선수 및 예술가를 포함한 크리에이터, 두 번째는 아디다스와 일하고자 하는 개인 및 단체로 구성된 커뮤니티, 세 번째는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주는 고객,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아디다스와 협력하는 기업과 비영리단체, NGO로 구성된 파트너입니다. 특히 아디다스는 파트너들을 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요, 그 대표적인 사례가 해양환경보호단체 팔리포디오션(Parley for the Oceans)와의 협업입니다.

출처: Parley for the Oceans

전 세계 바다에 존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약 1억 5천만 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매년 8백만 톤이 바다로 버려진다고 하니 큰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는데요, 하지만 이 쓰레기들을 재활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아디다스는 이러한 아이디어에서 착안해, 팔리를 비롯한 환경보호 단체들이 해변에서 수거한 폐기물들 중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을 분류했습니다. 그리고 이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해 운동화를 만들었죠. 한 켤레의 러닝화에 약 22개의 플라스틱 병이 사용되며, 이 운동화는 출시 이후 2017년에만 약 백만 켤레가 판매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재활용됐을지 상상이 되시나요?

해양 쓰레기로 만든 아디다스 운동화, 출처: Parley for the Oceans

아디다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폐플라스틱을 이용한 의류도 개발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는 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유벤투스 등 다양한 팀들의 유니폼에 폐 플라스틱이 사용됐습니다. 축구 팀에게는 환경을 생각하는 좋은 이미지를 덧씌워줌과 동시에, 전 세계에 있는 축구 팬들에게도 친환경 소재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였죠.

아디다스의 친환경 파트너는 팔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인 볼트쓰레즈(Bolt Threads)와 협업한다고 밝혔는데요, 볼트쓰레즈는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식물성 가죽 마일로(Mylo)를 만드는 기술을 가진 기업입니다. 아디다스는 케링, 룰루레몬, 스텔라맥카트니와 함께 볼트쓰레즈와의 마일로 콘소시엄을 형성했는데요, 이 컨소시엄을 통해 앞으로 비건 가죽을 활용한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러한 협업 파트너는 타 산업군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경쟁자일 수 있는 신발 제조업체와의 협업도 이뤄졌는데요, 바로 미국의 친환경 신발 제조기업 올버즈(Allbirds)와의 협업입니다. 두 기업은 신발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최소화하자는 공통된 목적을 가지고 있었고 이에 따라 재생가능한 원재료 발굴 및 가공, 공급망 관리, 포장재 개선 등 각 공정에서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힘을 합치기로 약속했습니다. 특히 신발 한 족당 발생하는 탄소 양을 2kg까지 줄일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현재 신발 한 족당 발생하는 탄소는 평균 약 13.6kg이며 친환경 신발인 올버즈 마저도 한 족당 7.6kg의 탄소가 배출된다고 하니 2kg이 얼마나 큰 목표인지 짐작이 됩니다. 하지만 아디다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기술개발 및 혁신을 통해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운동화의 100% 재활용 시대를 열다

기후변화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연간 약 250억 켤레의 운동화가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인구수에 비해 막대하게 많은 운동화 판매량은 곧 그만큼 버려지는 운동화도 많음을 뜻하죠. 하지만 운동화는 밑창, 안창, 끈 등이 서로 다른 소재로 이루어져 있고 이 모든 소재들이 접착제로 결합되어 있어 분리 및 재활용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디다스는 이 운동화를 100% 재활용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퓨처크래프트 루프, 출처: Adidas

아디다스는 약 6년간 연구개발에 매진한 끝에 신소재인 TPU(열가공성 폴리우레탄)를 개발했습니다. TPU는 최근 각광받는 소재인 TPE(열가소성 엘라스토머)의 한 종류인데요, 고무의 탄성과 플라스틱의 열가소성을 동시에 갖춰 복원력과 충격 흡수, 가공성, 경량성이 우수하며 재활용이 용이한 친환경 소재입니다. 아디다스의 퓨처크래프트 루프 운동화는 밑창부터 끝까지, 모두 TPU를 사용해 만든 100% 재활용 가능한 운동화입니다.

아디다스는 2019년 200명의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퓨처크래프트 루프의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200명의 크리에이터들은 약 8개월간 신발을 신어보고, 평가한 후 아디다스에 반환했죠. 아디다스는 수거한 신발을 분해하고 용해한 후, 순도 높은 TPU를 사용해 다시 이 운동화를 생산해냈습니다. 이 운동화는 100% 재활용이 가능하긴 하지만,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도 높은 TPU를 얻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약 10%만이 다음 운동화를 만드는데 사용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디다스는 이 비율을 100%까지 늘려서 '구독 경제'모델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즉, 운동화를 한 번 사고 수명이 다하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수명이 다한 운동화를 회수 후 100% 재활용, 재생산해 돌려주는 방식이죠.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쓰레기까지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사업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를 통한 청소년 교육 지원

아디다스의 ESG 경영을 위한 노력은 사회 분야에서도 계속됐습니다. 2014년에 개최된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아디다스는 브라질 지역사회와 보다 깊고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아디다스는 기존 시민사회조직과 함께 스포츠를 매개로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지역에서 청소년을 위한 교육/스포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Gol de Letra와 파트너쉽을 맺고 본격적인 지원 사업에 나섰습니다.

출처: Adidas

브라질 인구의 85%는 도시 지역에 거주하고 있지만 스포츠 및 레저시설은 흔치 않았고 게다가 비싸기까지 했습니다.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데다 범죄율까지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아이들은 방과 후에 놀만한 곳이 없었죠. 아디다스는 이러한 점에서 착안해 브라질 내 5개 도시에 스포츠와 관련된 방과후교실 프로그램인 'Ginga Social'을 런칭했습니다. 브라질에는 축구 외 스포츠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았는데, 아디다스는 이를 고려해 풋살, 배구, 체조, 야구, 유도 등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제공했습니다. 또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들을 리모델링했고, 프로그램을 진행할 코치들을 양성했죠. 특히 이 과정에서 아디다스는 "코치들을 먼저 교육하자"라는 접근방식을 취했습니다. 아이들을 교육하는 지역 내 코치들에게 커뮤니케이션 및 리더쉽 스킬을 갖추게 함으로써, 이들이 가르치게 되는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전파되길 바랬던 것이죠. 결과적으로 Ginga Social에는 약 2,200명의 아이들과 그 가족들까지 약 7,00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아디다스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방법들, 어떻게 보셨나요? 이렇게 쓰고 나니 아디다스가 환경 보호에 특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업이 당면한 문제들을 내부 자원뿐 아니라 외부 단체들과 협력하여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이러한 적극적인 파트너쉽이 아디다스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핵심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Adidas to launch fungi-based vegan shoe(Ecotextile, 2021)
Adidas and Allbirds are teaming up to create a shoe with zero carbon footprint(CNN, 2020)
How Adidas is pioneering open-source sustainability for sports(GreenBiz, 2015)
Teaching Values And Life Skills To Kids Through Sport: The Ginga Social Project In Brazil(Greengopost, 2013)
100% 재활용 되는 신발이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0)
아디다스, 재생 가능한 플라스틱을 향한 변화(이미디어, 2020)
Adidas(www.adidas.com)
Parley for the Oceans(www.parley.tv)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