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ESG 사례 열 번째 포스팅이네요! 열 번째를 자축하는(?) 의미로 조금은 특별한 기업, 아스트라제네카를 선정해봤습니다. 아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 기업을 모르는 분들은 없으실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는 기업 중 하나로, 우리나라 역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도입해 접종을 시작했죠. 아스트라제네카는 스웨덴의 아스트라AB와 영국의 제네카의 합병을 통해 설립된 다국적 제약회사입니다. 런던, 스톡홀름,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아스트라제네카는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76,00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며 의약품의 연구개발, 제조 및 판매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의 핵심역량인 의약 및 건강 관련 지식을 활용한 사회공헌에 나서며 활발한 ESG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의 ESG 경영을 살펴보겠습니다.
청소년의 건강한 습관 형성
아스트라제네카의 대표적인 ESG 프로그램 중 하나는 Young Health Programme(YHP)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Young Health라는 이름에 맞게 10~24세 청소년 중 암, 당뇨, 호흡기, 심장, 정신과 같은 만성 비감염성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큰 청소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비감염성 질환은 전 세계 사망원인 1위로 매년 4,100만여 명이 비감염성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사망 원인 중 약 71%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특히 이 중 약 1,500만여 명은 30세에서 69세의 중년층인데요, 세계보건기구(WHO)는 비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중년층의 사망이 대부분 흡연, 음주, 운동부족과 같은 청소년기의 잘못된 습관에서 기인했다고 밝혔죠.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러한 질환 예방을 위해 청소년의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세계 20개 이상의 국가에서 NGO와 손잡고 지역에 맞춘 청소년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YHP이 운영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WHO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사망원인 중 약 73%가 비감염성질환으로, 특히 심혈관계 질환과 암이 각각 35%와 1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부터 5년간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비감염성 질환 예방을 위한 교육에 나설 계획입니다. 우선 18개의 의료 센터를 대상으로 관련 서적, 운동기구를 기증하여 청소년 지원에 나설 계획이며, 권역 내 24개의 학교에서도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문가를 양성할 예정입니다. 또한 약 2백 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통해 청소년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세르비아에서는 청소년기, 특히 13-15세의 흡연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정부 및 교육단체, 의료 전문가와 함께 10-12세 아동들이 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인식 변화 및 정책 마련 촉구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2018년 한 해에만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을 통해 약 500여 명의 아동들에게 흡연 방지 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며, 온라인 캠페인을 통해 흡연이 아닌 건강하고 재미있는 활동들에 대한 광고에 나섰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런 활동을 통해 아동들이 흡연에 노출되는 비율을 최소 10%가량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네요.
개발도상국의 의료기술 혁신 지원
4차산업 시대, 융복합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특히 의료 및 바이오 분야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원격진료와 같은 신기술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의료 시스템이나 연구개발 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서는 그렇지 못했죠. 아스트라제네카는 개발도상국에서도 의료와 IT기술의 접목을 통한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지난 2018년 러시아에 첫 Health Innovation Hubs를 설립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첨단기술 발전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인 Skolkovo Foundation과 손을 잡고 제약계 전문가의 교육과 R&D, 공동연구 지원에 나섰습니다. 또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환자중심의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제품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도왔죠. 대표적인 제품으로 통증 없이 백신이나 약을 투여할 수 있는 미세바늘이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전국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기업 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Software and Services Companies, NASSCOM)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인도의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및 의료분야 스타트업 양성을 위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Tricog라는 스타트업은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진단을 통해 심장마비 위험이 있는 환자를 판별하고, 가까운 병원으로 안내하는 Heart Beats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 외에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싱가폴, 중국, 대만, 홍콩 등에 Health Innovation Hub를 설립했으며 앞으로도 각 국가의 역량있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발굴 및 지원할 계획입니다.
건강한 아프리카 만들기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노력은 아프리카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케임브리지 지속가능 리더십 연구소(Cambridge Institute for Sustainability Leadership)와 케냐에서 진행한 Dunga Beach 프로젝트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불을 피울 때 땔감으로 나무 장작을 사용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연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실내 공기 오염으로 인해 케냐에서만 매년 14,000명이 사망하고 있었죠. 또한 장작을 구해오는데 여성 및 아동이 동원되어 생계나 교육에 할애할 시간을 그만큼 빼앗기고 있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 빈곤과 오염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바이오가스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쓰레기와 부레옥잠 등을 활용해 더 친환경적인 가스를 만들어내는 장치를 보급해 장작과 연기 걱정 없이도 불을 피울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아스트라제네카는 바이오가스 사용을 통해 이 지역의 건강, 환경, 사회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Healthy Heart Africa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보유한 심혈관질환 관련 지식을 사회공헌에 활용한 좋은 예입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부 지역에서 심혈관질환은 전체 사망원인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큰 사회적 문제였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Healthy Heart Africa 프로그램을 통해 고혈압의 예방 및 관리방법을 전파함으로써 심혈관질환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지역 의료시설에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고혈압 치료제를 보급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나섰습니다. 2014년 케냐에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가나를 거쳐 우간다까지 확대됐으며, 이 과정에서 7,300여 명의 의료 종사자들 대상으로 한 교육을 진행했고 820개의 의료 시설을 지원했습니다. 또한 지역 단체 및 의료시설을 통해 약 1,600만 명에게 혈압 체크와 같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죠.
아스트라제네카는 환경 분야에서도 ESG 경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는 사내의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고, 2030년에는 공급망을 통틀어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 순 탄소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것)를 실현하겠다고 나선 것이죠. 이를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및 재생가능에너지 사용량 100% 달성, 나무 5천만 그루 식수와 같은 프로젝트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렇듯 환경 분야는 ESG 경영에 해당하는 게 너무 분명한데 사회 분야는 저것도 ESG에 해당하는건가? 하는 분들이 계실텐데요, 저는 '장기적으로 결과물을 나의 자산으로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ESG 경영이냐 아니냐를 가늠하는 핵심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지원으로 신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다년간의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 내에서 좋은 평판을 얻거나, 혹은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실행해 얻은 데이터를 향후 연구에 활용할 수도 있겠죠. 이런 것들이 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ESG 경영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코로나19로 알게된 기업 아스트라제네카, 앞으로도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기업이 됐으면 합니다.
참고자료
AstraZeneca and CISL to launch sustainability project in Kenya(African Review, 2018)
AstraZeneca: pharma needs to lead by example on sustainability(Pharma Phorum, 2020)
Sustainability is at the heart of everything that we do: Gagan Singh Bedi, MD, AstraZeneca India(Economic Times, 2019)
Health-tech start-up Tricog raises $10.5 mn from Japanese, US investors(Business Standard, 2020)
AstraZeneca Sustainability Report 2020(AstraZeneca, 2021)
AstraZeneca(www.astrazeneca.com)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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