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의 개념과 현황과는 별개로 실제로 기업에서는 ESG 경영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을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준비한 사례로 보는 ESG! 첫 번째 사례는 글로벌 기업인 펩시(Pepsi)입니다. 펩시하면 우리도 잘 아는 기업인데,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펩시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콜라다보니 달달하고, 건강에 안 좋고, 페트병 쓰레기가 나오고.. 등등 ESG와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는 듯한 이미지가 떠오르는데요, 펩시는 어떠한 전략을 통해 지속가능경영과 ESG를 실천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목적이 있는 성과(Performance with Purpose, PwP)

펩시는 전임 CEO인 인드라 누이(Indra Nooyi) 재임 시절부터 지속가능경영을 테마로 사업구조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펩시의 사회적 책임이 단순히 복지시설에 일부를 기부하면서 이미지 개선을 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기업의 사회에 대한 기여는 사업의 핵심모델 변화, 즉 어떻게 돈을 버느냐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 그녀는 새로운 경영 이념인 목적이 있는 성과(PwP)를 제시했습니다.

목적이 있는 성과라는 말이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요, 저는 이 목적을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기업의 성과가 돈을 잘 버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한 성과를 내야함을 뜻합니다.

인드라 누이는 PwP 달성을 위한 세 가지 과제를 도출했습니다. 첫째는 제품군의 당류, 염분, 지방을 줄임과 동시에 더 건강하고 더 영양이 높은 제품을 도입하는 것, 둘째는 물을 보존하고 탄소 및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회사 및 지역사회의 여성, 가족을 지원하는 정책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드라 누이가 재임하던 12년간 펩시는 위의 세 가지 과제에서 혁신을 이루었습니다. 건강을 강조한 제품군의 수익은 38%에서 50%까지 상승했으며, 제조과정에서 물 사용량을 25% 줄이고 2,200만 명에게 안전한 식수를 제공했습니다. 경영진의 39%가 여성으로 채워지기도 했죠. PwP 도입 이후 펩시의 순매출액은 80%가량 상승했고 주가 역시 S&P500지수 상승률을 넘어서는 등 획기적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그렇다며 펩시는 이러한 성과를 내기 위해 실제로 어떤 전략들을 실행했을까요?

 

 


R&D 및 제품개발 혁신

펩시는 먼저 R&D 및 제품개발 분야의 역량을 키우고자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기존에는 식품공학 전공자 위주로 구성되었던 연구진에 생물학, 생리학, 약학, 영양학, 컴퓨터모델링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채용했습니다. 이들의 경험을 제품 개발에 활용한 결과 펩시는 주요 제품군의 소금, 설탕, 지방성분을 감소시키면서도 동일한 맛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연구진들은 신제품 개발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스파클링 워터, 정제수, 과일/야채 스무디와 통밀 스낵과 같은 고영양 제품들을 신규로 출시한 것이죠.

R&D 분야의 대표적인 성과로 우리가 잘 알고있는 치토스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펩시의 대표적인 스낵 브랜드 중 하나인 치토스는 영양성분 부족을 이유로 미국 학교 급식에서 퇴출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펩시는 2년간의 연구 끝에 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이 강화된 치토스를 출시했고 학교에도 다시 납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제품 개선은 사업적으로도 좋은 성과였지만 사회적으로도 아이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ESG 경영의 좋은 예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 사용량 절감, 폐기물 감축

기업의 환경보호 방안 하면 생각해낼 수 있는 대표적인 방안이 바로 물 사용량 절감, 폐기물 감축이죠. 펩시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 방안을 어떻게 실천했을까요? 우선 공장의 물 사용량 및 폐수 배출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어느 공정에서 어떻게 폐수를 재사용 혹은 재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냈습니다. 펩시는 이 시스템을 온실가스, 폐기물, 전력을 관리하는데도 이용함으로써 폐기물 감축뿐 아니라 자원 사용까지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원가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펩시의 골칫거리 중 하나인 플라스틱 포장재의 개선에도 열을 올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초로 식물성 폴리머 포장재를 개발했는데, 풀, 나무·옥수수 껍질과 같은 재생가능한 재료를 사용한 생분해성 포장재입니다. 펩시는 향후 자사의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남은 오렌지, 감자, 귀리 껍질들을 사용한 '그린 플라스틱(Green Plastic)'을 생상하는 것을 목표로 지속적인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펩시는 단순히 '덜 쓰고, 덜 버리는' 것이 아니라 '버릴 것도 재활용하는'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기업의 이익과 지역의 성장 연계 

펩시 멕시코는 기업의 이익을 지역의 성장과 연계한 우수한 사례입니다. 펩시 멕시코의 과자사업부는 비싸고 건강에도 좋지 않은 수입산 팜유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해바라기유의 안정적 공급이 어렵고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펩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멕시코 정부, 미주개발은행과 협력해 해바라기 농장을 운영하는 농부들을 대상으로 인센티브 및 교육을 제공했습니다. 그 결과, 멕시코에는 현재 5만 헥타르 이상의 해바라기 농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농부들은 해바라기 재배로 돈을 벌고, 소비자들은 팜유로 인한 심장병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펩시는 현지자원 조달을 통해 저렴하고 안정적인 재료를 공급받는 윈윈 전략이 된 것이죠.

 

 


의사결정권자들의 지원

ESG의 한 축이 지배구조(Governance)였던 것 기억하고 계신가요?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 있어 의사결정권자들의 의견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펩시에서도 마찬가지로 PwP의 실현을 위해 경영진 및 이사회의 지원은 필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식 변화는 쉽지 않았습니다. 일례로 PwP 개념을 도입한 이후에도 트로피카나(Tropicana) 브랜드 담당자는 고당도의 탄산 오렌지 음료를 제품군에 추가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탄산음료'로 일컬어지는 달달한 음료를 지양하고자하는 펩시의 경영 이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죠.

다행히 이사진들은 PwP를 지지했습니다. 펩시가 PwP에 반하는 기업의 인수를 시도할 때는 거부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죠. 펩시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의 연간 예산 중 일정 비율을 지속가능투자기금으로 조성하여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혁신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또한 경영진과 해외법인 관리자, 중간관리자까지 PwP 목표를 설정하도록 해 이를 성과평가에 반영하여 수당 및 보너스를 지급했습니다. 이렇듯 의사결정권자들의 지원 하에 인드라 누이는 경영 전반에 PwP 전략을 녹여내 직원부터 경영진까지 모두가 PwP를 달성해야 할 하나의 목표로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펩시의 ESG 경영 전략, PwP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의사결정권자들은 PwP를 목표로 삼고 이에 따른 전략을 기획, 실행하며(G), 그 결과물이 물 사용량 절감 및 폐기물 감축(E)과 해바라기 재배 지원 및 고영양 제품 개발(S)로 나타난 것이죠. 따로 보면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잘 살펴보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ESG 요소가 곳곳에 녹아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례를 보니 ESG가 생각처럼 어렵진 않은 느낌인데요, 다음 포스팅에서도 계속해서 ESG 사례를 공부할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참고자료
Becoming a Better Corporate Citizen(Harvard Business Review, 2020)
How Indra Nooyi built Pepsi for the future(CNN, 2018)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흔히들 "좋은 일 하는 건 돈이 안돼"라고도 말하듯이 착한 기업과 돈벌이는 조금 동떨어져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미디어에서는 ESG 경영을 하면 착한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재무적 가치가 올라간다고 말하고 있죠. 그렇다면 ESG 경영이 어떻게 기업가치를 상승시키는 걸까요?

 


'착한 기업'이 성장률도 착하다

과거에는 ESG와 기업가치간의 상관관계를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에 기업도, 이해관계자들도 ESG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인터넷의 발달로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은 기업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단순히 기업에서 발표하는 보도자료, 재무적 정보를 받아보는데서 벗어나, 인터넷 어디서든 기업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활용해 착한 기업은 더 팔아주고, 나쁜 기업은 불매운동에 나서는 등 재무적 성과에 집적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최근 이러한 ESG와 재무적 성과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으며, 실제 ESG와 같은 비재무적 정보를 고려한 투자의 성과가 높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1970년대 이후 발간된 2,000여 건의 연구 분석 결과 약 90%에서 ESG가 기업 재무적 성과를 증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한 기업 운영 성과에 대한 연구 중 88%가 ESG를 고려한 경우 더 나은 운영 성과를 보여준다는 결론을 제시했습니다. 2019년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ESG점수가 높은 상위 20% 기업과 하위 20%간 가치 프리미엄(Valuation Premium)이 5배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투자 지표로 활용되는 ESG

ESG가 가장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곳은 바로 금융투자 업계입니다. 매출이나 순이익 등 재무적 성과만을 평가하고 투자처를 찾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위의 사례처럼 ESG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기업 가치 및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지표라는 인식이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세계 최고의 투자운용사 블랙록의 회장인 래리 핑크(Larry Fink)는 2020년 "기후변화는 회사 장기 전망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며 "석탄 화력을 생산·제조하는 기업의 주식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해 팔아버리겠다"고 선언하며 ESG 투자를 가속화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기관투자자들도 ESG 투자에 앞장서는 추세입니다. ESG에 반하는 기업(무기, 환경오염, 아동착취 등)들을 투자에서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혹은 우수한 ESG 성과를 내는 기업에 투자하는 포지티브 스크리닝(Positive Screening)전략을 앞세워 ESG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럽투자은행(EIB)은 2022년부터 화석연료 관련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으며, 노르웨이 국부펀드도 석탄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제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내에서는 국민연금이 2022년 말까지 전체 자산의 50%를 ESG 기반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처럼 ESG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한 투자가 확대되자 기업에서도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ESG 리스크를 집중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Global Risks Report)에 따르면 10년 전의 글로벌 리스크는 재무적 리스크 중심이었으나, 근래에는 환경 및 사회 등 비재무적 리스크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ESG와 기업의 장기적 성장,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즉 ESG가 잘 관리되는 기업은 위와 같은 비재무적 글로벌 리스크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실제로 ESG가 잘 관리되면 횡령, 부패 등과 같은 부정적 사건을 겪을 가능성이 낮으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업은 기후변화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폭등해도 타 기업에 비해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ESG 경영을 통해 기업은 리스크를 관리하며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자금 조달이 원활해짐과 동시에 장기적인 기업 가치 상승을 달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업 가치의 새로운 기준, ESG 등급

그렇다면 기업이 ESG를 잘 실천하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바로 ESG등급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기관들이 ESG 평가 결과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가장 잘 알려진 기관은 MSCI와 FTSE, S&P가 있습니다.

출처: MSCI

대표적으로 MSCI의 평가기준을 알아보면 총 7단계로 구성된 등급을 공시합니다. CCC·B등급은 정체, BB·BBB·A등급은 평균, AA·AAA등급을 리더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등급 공시는 어떻게 이뤄질까요?

출처: MSCI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코카 콜라를 예시로 검색해봤습니다. 코카콜라의 등급은 AA로, 7개 등급 중 두번째에 해당하는 성적이네요. 5년 전에는 A등급이었지만 2019년부터 AA로 상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음료 산업군 내에서 각 등급 분포를 보여주는 그래프도 나와있습니다.

출처: MSCI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산업군 내에서 해당 기업이 어떤 점을 잘하고 있는지, 어떤 점을 못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표입니다. 위 사진을 보면 코카콜라는 음료 산업군 내에서 지배구조, 포장재, 탄소발자국, 안전 분야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영양 및 건강 분야에서는 뒤쳐지는 것으로 평가받았네요.

 

국내에서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대신경제연구소 등에서 ESG 평가등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평가를 살펴볼까요?

출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는 이처럼 각 기업의 종합 ESG등급과 더불어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 부문의 등급을 별도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MSCI처럼 세부적인 평가 정보는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충분히 직관적인 정보라고 생각됩니다. 이 외에도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Moody's), 피치(Fitch Ratings) 등은 ESG 평가 결과를 신용 등급에 일부 반영하고 있다고 하니 ESG 평가가 단순히 비재무적인 요소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기업의 전반적인 경영 상황에 대한 평가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ESG 평가를 통해 기업은 경영 전략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발전 방안을 수립할 수 있으며, 이해관계자들은 이 기업이 '착한 기업'인지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만한 곳인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앞다투어 ESG 경영에 나서는 기업들

ESG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자 국내 기업에서도 이에 맞춰 ESG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경영 전략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삼성전자는 기존 경영지원실 산하에 운영해 온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CEO 직속의 지속가능경영 추진센터로 격상시켰습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개편하고 ESG 정책 및 계획, 주요 활동 등을 심의, 의결할 계획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 기업에서도 ESG 경영 강화에 나섰습니다. 카카오는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성과와 문제점을 관리·감독하는 ESG위원회를 신설했으며, 네이버는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신설한 데 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에 ESG 전담조직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움직임은 ESG중 G(Governance)에 해당하는 지배구조 변화를 통해 환경, 사회 이슈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 위함으로 풀이됩니다. ESG 트렌드에 따르지 않으면 대출길이 막히거나 투자를 받지 못하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현 상태를 볼 때, 전담조직 신설은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적합하기 때문에 한동안 전 산업계에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SG와 기업 가치, 조금은 어려우셨나요? 쉽게 요약하자면 비재무적 리스크가 확산되는 현 상황에서 기업은 ESG 경영을 통해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고, ESG 등급 등 객관적 평가를 통해 가치투자를 이끌어내며 장기적인 기업가치 증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ESG경영을  잘하는 기업이 재무적 성과도 좋다는 것이 실증적인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는 점이죠. 즉, 기업의 성과와 ESG 경영은 절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개념과 현황 중심으로 ESG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다음 포스팅부터는 해외 사례를 통해 ESG 경영, ESG 활동이 어떤 것인지 더 쉽게 알아보려고 합니다. 우리보다 앞서 ESG에 관심을 가졌던 해외 기업들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앞으로 계속될 포스팅도 기대해주세요!

 

참고자료
ESG의 부상,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삼정KPMG, 2021)
ESG와 기업의 장기적 성장(한국기업지배구조원, 2020)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커뮤니케이션(딜로이트, 2018)
ESG 안 하면 밀려나…기업의 운명까지 바꾸는 시대 됐다(뉴스원, 2020)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석탄 회사서 돈 뺀다"(머니투데이, 2020)
ESG를 투자 기준으로 삼는다...ESG란? ESG정의, 필요성, 사례(문화뉴스, 2021)
[2021 환경제 키워드 ⓛ] ESG 평가 좋은 기업, 수익률도 더 높을까?(그린포스트코리아, 2021)
재계에 분 'ESG 경영' 바람…지배구조 개혁 '속도'(아이뉴스24, 2021)
SCMI(www.msci.com)
한국기업지배구조원(www.cgs.kr)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지난 포스팅에서는 ESG 공시 의무화와 관련해 ESG의 개념, 그리고 국내외 표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표준들을 살펴보고 나니 실제 ESG경영은 어떻게 하는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기존에 하던 사회활동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사회공헌, CSR, ESG가 다 똑같은 거 아닌가? 저 세 가지 개념이 어떻게 다른 건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사회공헌과 CSR의 개념을 알아보고 ESG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란?

최초로 CSR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자했던 학자는 Bowen(1953)으로, 본인의 저서인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ies of the Businessman)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우리 사회의 목적과 가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정책이나 원칙에 따라 의사결정하며, 그에 따르는 행동을 하는 기업인의 의무"라고 정의했습니다. 현재는 "기업의 이해 당사자들이 기업에 기대하고 요구하는 사회적 의무들을 충족시키는 활동"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CSR에 대해 지금까지도 가장 널리 쓰이는 분류는 Caroll(1979)의 분류 방법인데요, 기업의 책임을 경제, 법, 윤리, 자선 네 가지로 분류해 제시했습니다.

이 중 경제적 책임과 법적 책임은 기업이 경영 활동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책임이라면, 윤리적 및 자선적 책임은 기본을 넘어선 자율적인 책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CSR과 사회공헌활동

CSR과 사회공헌활동은 어떻게 다를까요? 위의 분류에서 살펴봤듯이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자선적 책임에 해당하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CSR활동은 사실상 사회공헌활동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이러한 활동에 대한 비판도 있는데요, 바로 단순 금전적 기부활동과 봉사활동과 같은 일회성 지원에 치중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온라인에서 'CSR 보고서',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등으로 검색해보면 각 기업들이 발간한 CSR 관련 연차보고서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분석해보면서 몇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대부분의 활동이 취약계층 지원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국내 사회공헌활동은 '복지'나 '봉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 일회성 활동들이 대거 포함됩니다. 한 가지 사업을 발굴해서 매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각 시기에 정부 또는 사회에서 핫했던 일회성 활동들이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최근에는 일자리 창출, 이전에는 1사1교, 1사1촌과 같은 자매결연, 연탄나눔 봉사 등이 있었습니다. 셋째, 질보다는 양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면 순이익 중 몇 %를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했는지, 몇 명의 임직원이 봉사에 참여했는지와 같은 정보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는 사회공헌활동을 '얼마나 많은 비용을 썼느냐'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flickr

이와 더불어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가장 비판받는 점은 사회공헌활동을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저도 홍보팀에서 일하며 사회공헌을 담당했던 적이 있는데, 지금 보니 위와 같은 점들이 모두 해당되네요. 특히 저의 경우 새로운 기부처/봉사활동처를 발굴하고 활동에 대한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듯 홍보를 위한 보여주기식 활동은 진정한 의미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CSR/사회공헌활동과 ESG

그렇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ESG는 관련이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ESG의 'S'는 사회(Social)를 의미하며, 기업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CSR활동만으로 ESG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례로, 환경오염을 발생시키는 기업이 취약계층에게 일정액을 기부한다면 이는 사회적 책임 중 자선적 책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ESG에 대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 기업이 평소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물질 및 설비 개발에 앞장서거나, 이와 관련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면 이것이 ESG 경영에 가까운 것이죠. 이처럼 ESG는 올바른 의사결정(Governance)을 통해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는 것으로, 단순히 자원을 투입하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경영 전반에 대한 본질적인 변화를 요구합니다. 

또 다른 CSR과 ESG의 차이점은, ESG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경영을 통해 기업 가치를 상승시킨다는 것입니다. CSR이 기업이 사회에 '좋은 일'을 하면서 책임을 다하는 소극적인 행위라고 본다면, ESG는 기업이 '좋은 일'을 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적극적인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면봉을 생산하던 업체가 코로나 검사에 쓸 수 있도록 면봉을 지원한다고 하면, 이는 '좋은 일'이지만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가 플라스틱이 환경 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종이, 나무 등 대체제를 사용하기로 했다면 어떨까요? 각국의 플라스틱 규제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이 기업은 미래에 이런 규제가 생겨나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겠죠. 환경을 생각해 소재를 바꾼 '좋은 일'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가능하게 하고, 나아가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이처럼 CSR이 자원 투입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다는 '결과'를 의미한다면, ESG는 궁극적으로 사회 및 기업 가치를 더하기 위한 '근본 및 과정'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SG 경영의 시작

최근 금융업부터 시작해 유통, 제조 등 많은 분야의 기업들이 ESG 전담 부서를 신설하며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ESG와 같은 비재무적 성과가 좋은 기업이 장기적으로 재무적 성과도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ESG를 평가 기준에 포함하는 등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ESG 경영을 표방하기 전에, 진정으로 ESG를 이해하고 있는지부터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주를 위한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하지 않고 임직원, 소비자, 협력업체, 지역공동체 등 광범위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근본적 책무를 이행하는 것이 ESG 경영입니다. 기업 활동 과정에서 어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기업의 지속 경영 목표와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ESG 경영을 위해서는 환경과 사회를 고려한 전사적인 프로세스의 전환, 그리고 이를 지원해주는 의사결정자의 역할 역시 중요합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결국은 무늬만 ESG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공헌과 CSR, ESG의 개념과 차이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막연하게만 알았던 세 가지 개념들이 이제는 조금 체계가 잡히는 느낌이네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ESG가 기업 가치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조금 어려운 주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함께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따라와주세요!

 

참고자료
보험회사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관한 연구(보험연구원, 2013)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란(네이버 지식백과)
임직원 봉사활동 8만시간 하니 CEO는 "일 안 했네"…어떡하나요(뉴스원, 2021)
[기고] ESG를 PR·CSR·사회공헌과 혼동하지 마라(매일경제, 2021)
ESG로 진짜 착한 기업 가려내는 법(주간조선, 2021)
이윤창출 → 사회적 책임 → ESG…기업의 책임도 진화한다(한국경제, 2020)
사회공헌 잘한다고 사회책임 해소 안된다(머니투데이, 2006)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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