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모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운영체제인 Windows를 비롯해 각종 문서 작성에 사용되는 Excel, PowerPoint, Word 등.. 생각해보니 저는 단 하루도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날이 없더라구요. 컴퓨터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기본 문서작성만 하는 제가 이 정도니 컴퓨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분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지 더욱 잘 아실텐데요,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미 증시에서 애플과 함께 시가총액 1, 2위를 다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입니다.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기부 등 사회환원으로도 유명한데, 빌 게이츠의 기부액을 환산하면 20년간 하루 50억 원씩 기부를 한 셈이라고 합니다. 빌 게이츠의 이런 행동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적극적인 사회환원 및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AI의 선한 영향력, AI for Good
AI for Good은 환경, 건강, 문화유산 등 사회적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공지능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편 연구기관, 비영리단체와 같은 관련 기관에 기술 및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각종 사회 문제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이죠.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20년 건강 문제 해결을 위해 AI for Health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질병의 예방/진단/치료, 건강문제 연구, 건강 불평등 완화의 세 가지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이번 프로그램은 AI for Good의 일환으로 추진된 다섯 번째 프로그램으로, 5년간 총 4천만 달러(약 450억 원)가 투입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AI가 질병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는 당뇨망막병증을 예로 들었습니다.
전 세계에 당뇨망막병증 위험이 있는 인구는 약 4억 6,300만 명에 달하지만, 안과 의사는 21만 명에 불과합니다. 즉 안과 의사 1명당 2,200명을 검사해야 한다는 얘긴데,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는 1명당 돌봐야 하는 환자 수가 더 많아지게 되겠죠. 하지만 AI 진단 시스템을 활용해 당뇨망막병증을 검사한다면 더 효율적인 검사가 가능하고, 조기 진단을 통한 질병의 예방 및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외에도 다양한 건강 및 질병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 결과를 관련 연구기관 및 단체에 제공하고 관련 스타트업 지원에 나서는 등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설 계획입니다.
AI for Cultural Heritage는 AI를 활용해 우리의 문화유산을 보호 및 보존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존할 수 있었던 인류의 유산 중에는 '언어'가 있습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현존하는 언어의 약 1/3 가량은 이용자가 1,000명 미만으로, 평균 2주에 한 개의 언어가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멸종 위기에 있는 소수 언어를 보호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AI 번역 플랫폼을 활용했습니다. 정부 및 연구기관의 협력을 통해 언어 데이터를 모으고, AI를 통한 분석 및 실제 소수언어 사용자들의 검증을 거쳐 고대 마야 문명의 유카텍어, 오토미족이 사용한 오토미어, 이누이트족의 이누크티투트어 등이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번역 플랫폼에 추가되었습니다. 언어는 곧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역사 및 문화를 담고 있다고도 하죠. 일제강점기로 인해 우리말을 사용할 수 없었던 역사를 생각한다면 더욱 공감이 가는데요, 앞으로도 소수 언어가 잘 보존되어 그들의 문화와 역사가 계승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인터넷 인프라 격차 해소
요새는 컴퓨터나 핸드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인터넷을 이용하곤 하죠. 그런데 갑자기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저는 이런 경험을 해외여행 중에 겪어봤습니다. 당장 다른 도시로 이동하려면 길찾기도 해야하고, 버스 티켓도 예매해야하고, 숙소도 예매해야 하는데 인터넷 연결이 안 되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구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접촉이 제한된 요즘, 인터넷이 없다면 재택근무도, 비대면 수업도 모두 불가능했겠죠. 이처럼 인터넷은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기나 물처럼 필수 인프라가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왔던 인터넷 인프라, 하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미국만 해도 그렇습니다. 위 사진은 미국의 브로드밴드, 즉 인터넷 통신망 지도입니다. 파란색일수록 보급률이 높고, 노란색일수록 보급률이 0%에 가까움을 의미하는데 동서부 연안 인근 도시 지역은 대부분 파란색이지만 비교적 농촌/시골 지역에 해당하는 내륙에는 노란색이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미국 내에서도 지역마다 인터넷 보급률 격차가 심하다는 것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2017년 시골지역의 인터넷 접근성 확충을 위한 Airband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2년 7월까지 약 3백만 명에게 인터넷을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정부기관과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관련 단체 등과 손을 잡았습니다.
일례로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소규모 통신사업자 Cal.net 지원을 들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하면 보통 대도시인 LA를 떠올리기 쉽지만, 미국에서 재배하는 채소 및 과일의 절반이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될 정도로 넓은 농토를 보유한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넓은 농지 사이에 집 한 채가 덩그러니 있는 곳이 많았고, 인터넷 망을 설치하는 비용을 오롯이 감당해야 하다보니 가격이 비싸져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죠.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히 구글 검색을 못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잦은 산불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등 사회 안전망에 속하지 못하고, IoT 등 각종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 기술도 도입하지 못하니 신기술 활용에서도 뒤쳐질 수밖에 없죠.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ederal Communication Commission)와 함께 Cal.net을 지원, 더 저렴하고 안정적인 광대역 통신망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러한 농촌 지역의 인터넷 접근성을 높이는 데 협력했습니다.
2019년에는 Airband 프로그램의 지원 범위를 해외까지 넓혔습니다. 2022년까지 약 4천만 명에게 인터넷 보급을 목표로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지역에서 중점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가나에서는 지역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인 Bluetown과 손잡고 인터넷 보급에 나섰는데요, 하루 생활비가 약 5.5달러(약 6,200원)에 불과한 가나에서 각 가구에 인터넷을 보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Bluetown은 전략을 바꿔 정부기관, 학교 등 공공시설물에 집중적으로 인터넷을 보급했고, 결과적으로 이 시설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인터넷 망을 보급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을 온라인과 연결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사용자가 다양한 콘텐츠 및 기술을 익힘으로써 사회적,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제공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미래 세대에게 필요한 핵심 기술 교육
컴퓨터과학은 미래 세대가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이 되었습니다. 요즘 이공계에서 뜨고 있는 STEM이라는 단어 들어보셨나요? STEM이란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의 약자로 차세대 산업을 이끌 핵심 전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STEM 연관 직종 중 약 58%가 컴퓨팅과 관련이 있지만, STEM 전공자 중 10%만 컴퓨팅 산업에 재직한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 4차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과학 기술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마이크로소프트는 먼저 학교를 통한 교육에 나섰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는 교사들이 컴퓨터과학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었죠. 마이크로소프트는 교사들을 위한 트레이닝 및 교재를 제공해 이들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직접 지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했습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커리큘럼을 제공했는데, 교사들은 이 커리큘럼에 따라 전문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을 받으며 강의 및 실습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이 수업을 통해 컴퓨터과학 입문부터 빅데이터, 사이버 보안까지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으며 원한다면 추가 강의나 프로젝트까지 진행할 수 있었죠.
마이크로소프트는 TEALS 프로그램을 통해 2020-2021년간 미국 및 캐나다의 455개 학교에서 총 10,0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한 650개 회사에 재직하는 컴퓨팅 전문가 1,50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그들이 보유한 전문 지식 및 기술을 전달하며 차세대 융복합 인재 양성에 나설 예정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워낙 큰 기업이라서 그런지 사회공헌활동 규모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다른 기업들이 CSR 또는 ESG 전용 웹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해 비교적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방대한 정보들이 홈페이지 곳곳에 퍼져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자료조사가 어려웠지만 한편으로는 흥미로웠던 점이, 예를 들면 '비영리단체 지원' 관련 항목을 읽다 보면 '비영리단체가 사용할 수 있는 제품 및 솔루션' 광고가 함께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어쩌면 ESG의 핵심인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냐'를 홈페이지를 통해 가장 잘 나타내는(?) 기업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몇 년째 ESG 최고등급인 AAA를 유지하고 있죠. 세계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가장 ESG를 잘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 앞으로는 또 어떤 활동을 보여줄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참고자료
2020 Microsoft CSR Report(Microsoft, 2021)
Microsoft and UN Sustainable Goals Whitepaper(Microsoft, 2020)
Microsoft(www.microsoft.com)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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