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보는 ESG, 오늘은 국내에서 가장 발빠르게 ESG 변화에 대처하고 있는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알아보려고 합니다. 금융사들은 정책금융을 다루고 수많은 대중들을 상대로 영업하기 때문에 타 산업군보다 공익적 성격이 짙은 편이며, 그런만큼 ESG 트렌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변화는 일반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주는데요, 금융사에서 투자 및 대출 평가시 ESG 지표를 활용하면서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일반 기업들도 ESG를 실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산업 내에 광범위한 영향을 주는 금융사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통해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을까요? 오늘은 그 첫 번째로 4대 금융지주 중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자 합니다.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 신한금융
신한금융은 금융의 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미션 하에 금융의 선한 영향력, 'FINANCE for IMPACT'를 ESG 경영 원칙으로 내세우고 3대 전략방향으로 친환경, 상생, 신뢰를 선정했습니다.
친환경 전략 달성을 위한 과제로는 제로 카본 드라이브(Zero Carbon Drive)가 있습니다. 그룹 자체가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을 2043년까지 제로(0)로 만들뿐 아니라 그룹의 자산 포트폴리오(투자 또는 대출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한 기업 구성)의 탄소 배출량도 2050년까지 제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신한금융이 빌려준 자금으로 기업이 제품을 생산 및 유통, 사용할 때에도 탄소가 배출되는데, 이 배출량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죠. 실제로 신한금융은 국내 탄소배출권 할당 대상업체 및 온실가스·에너지 목표 관리업체 1,000여개 사의 탄소배출량을 데이터화하고 관리해왔으며 앞으로도 기업들의 경제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평가·관리할 계획입니다.
상생 전략하에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과제로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신한스퀘어브릿지가 있습니다. 10개의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서울과 인천에 신한스퀘어브릿지를 열고 청년창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와 협력해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제주 등 주요 거점에도 지역 특성에 맞는 신한스퀘어브릿지를 오픈할 계획입니다. 특히 저희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이 위치해 있는 제주 지역에서는 프리미엄 작물생산, 관광문화자원 상품화, 폐어망 업사이클링 등 제주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맞춤형 스타트업 육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신뢰 달성을 위한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다양성 추구를 내세웠습니다. 다양성과 포용성 속에 기업은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여성리더를 육성하는 쉬어로즈(SHeroes)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쉬어로즈는 신한(SH), 여성(She), 영웅(Heroes)의 합성어,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리더를 육성함과 동시에 후배들에게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됨에 따라 사회소외 계층의 교육격차 심화와 노년층의 디지털 금융소외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바일 채널 사용설명서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금융 접근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한금융은 이와 같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지난 2019년 금융업계 최초로 전 그룹사에 전략 및 지속가능 담당 책임자인 CSSO(Chief Strategy & Sustainability Officer)를 임명했습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그룹사 CEO 전원이 포함된 'ESG 추진위원회'를 신설, 기존에 운영해오던 ESG 전략위원회, ESG CSSO협의회, 지속가능경영 실무협의회와 함께 운영하며 일원화된 ESG 전략 추진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렇듯 ESG 경영 실천을 위한 노력에 힘입어 신한금융은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월드 지수(DJSI World)에 8년 연속으로 편입되었으며, 국내 ESG 평가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6년 연속 통합 A+등급을 획득했습니다.
함께여서 더 좋은 우리, 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은 UN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와 연계해 포용적 금융, 미래세대 육성, 취약계층 지원, 메세나 확산, 그리고 환경 보존이라는 다섯 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금융의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중 대표적인 사업을 알아볼까요?
먼저 혁신금융 활성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혁신금융이란 경제 모멘텀을 가계금융 및 부동산담보 중심에서 미래 성장성과 자본시장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2019년전체 그룹사 CEO가 참여하는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출범했습니다. 혁신금융 활성화를 위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인 디노랩(DinnoLab)이 있습니다. 2016년 처음 문을 연 디노랩은 디지털 이노베이션 랩(Digital Innovation Lab)의 약어로 스타트업이 공룡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디지털 혁신의 요람 역할을 하겠다는 우리금융의 비전이 담겨 있습니다. 선정된 기업은 공유오피스 임대, 핀테크/세무/회계 전문가의 멘토링, 사업화 및 해외진출 등을 지원받게 됩니다. 디노랩에는 지금까지 54개 사가 참여했으며, 2019년에는 동남아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디노랩 베트남을 개소해 지금까지 5개 사가 혜택을 받았습니다. 우리금융은 이 외에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투자제도를 신설해 2020년까지 55개 기업에 약 530억 원을 투자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성장동력 확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지원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금융은 생산적금융 확산에 기여하고 지속가능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사회적기업에 적극 투자해왔습니다. 특히 우리은행은 2013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고용노동부와 사회적기업 생태계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지속적인 사회적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에는 ‘사회적기업 육성 유공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주요 지원 분야는 소셜벤처아이디어 경연대회와 같은 사회적경제기업 활성화 사업 지원, 사회적 경제기업(인증/예비)에 대한 여신금융지원, 사회적기업펀드 출자 등이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자본 및 담보가 부족해 자금을 융통하기 쉽지 않은데요, 사회적기업뿐만 아니라 저희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과 같은 예비사회적기업에게도 꼭 필요한 정책인 것 같습니다.
ESG 경영을 향한 행보는 환경 분야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지난 12월 '탄소중립 금융그룹'을 선언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탈석탄 금융 가이드라인을 수립, 향후 석탄 발전과 관련된 투자를 중단하고 기존 투자금도 리파이낸싱 시점에 가능한 회수할 계획입니다. 또한 풍력, 태양광,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저탄소 경제 형성에 나설 예정입니다. 더불어 영업점 건물에 전기차 충전소를 시범 설치하고 그룹 연수원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보급하는 등 그룹 자체의 저탄소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인데요, 실제로 대표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이렇듯 체계적인 환경경영 추진을 위해 환경경영시스템을 구축했고 2020년에 환경경영 분야 국제표준인 ISO14001 국제인증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금융은 지배구조 변화를 통해 ESG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지주 경영지원본부 산하에 'ESG경영부'를 신설하고, 그룹사간 원활한 의사소통 및 협조체계 구축을 위해 그룹 CEO로 구성된 '그룹 ESG경영협의회'를 설치하며 ESG 경영에 대한 의지를 다졌습니다. 최근에는 이사회 내에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이사 및 경영진들이 본격적인 ESG 경영에 시동을 걸 계획입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우리금융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지속가능금융 인증등급 중 최고등급인 ST1을 받았으며, 내달경 국내 지주사 최초로 ESG 채권을 발행할 계획입니다. 기관투자자들이 ESG 관련 투자 비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ESG 채권 발행은 기업의 ESG 경영 활동을 부각함과 동시에 더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로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ESG 경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한금융이 내놓은 ESG 하이라이트 보고서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연 1회 발간했던 사회책임보고서를 ESG 보고서로 변경하고 매년 1분기에는 ESG 활동을 요약한 보고서인 ESG 하이라이트를 별도로 발간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신한금융에서 어떤 비전을 갖고 무슨 활동을 했는지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ESG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니 이제는 더 많은 기업이 이러한 ESG 활동 보고서를 내놓지 않을까 싶네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과 KB금융에 대해 알아볼텐데요, 이 두 금융그룹은 어떤 활동을 보여주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참고자료
'글로벌 트렌드라는데'…4대 금융지주 ESG 경영 살펴보니(뉴스핌, 2020)
금융지주 'ESG 경영' 속도...조직 신설하고 대규모 투자(전자신문, 2021)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ESG경영 가속·스타트업 육성'(EBN, 2021)
신한금융의 남다른 ESG…"K유니콘 육성이 곧 사회공헌"(머니투데이, 2021)
[ESG 금융 미래 찾다 ④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혁신기업 투자 ESG 경영 속도(한국금융신문, 2020)
우리금융, 디노랩 스타트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 실시(조선비즈, 2020)
[우리금융그룹 ESG진단#환경] 기후변화 대응 플랜 수립…녹색금융으로 ESG정조준(그린포스트코리아, 2021)
[ESG 경영시대]⑤ 우리금융 "2021년 ESG 드라이브 원년"(뉴스핌, 2021)
우리금융, 내달 ESG채권 발행…금융지주 첫 ESG인증등급 획득(연합뉴스, 2021)
ESG 기업경영과 금융투자 패러다임의 대전환(코스콤, 2020)
신한 ESG 하이라이트(신한금융, 2021)
우리금융그룹 2019 지속가능경영보고서(우리금융, 2020)
신한금융그룹(www.shinhangroup.com)
우리금융그룹(www.woorifg.com)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기획운영팀 안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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