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하르방을 따온 형태의 주스병이 낯익습니다.

마트에서 한번쯤, 편의점에서 한번쯤 마주쳤을 감귤 착즙주스를 만드는 바로 그 기업, 제주향입니다.

제주가 아닌 곳에서도 많이 보이거니와 워낙 큰 유통망에서 낯이 익다 보니 제주의 기업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제주향은 서귀포시 토평동에서 감귤을 주 원료로 하여 착즙주스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토평의 제조기업 제주향은 어떻게 전국 유통망을 가진 큰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었을까요?

답은 기술에 있습니다.

 

 

제주향은 착즙주스의 층분리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핵심 기술을 가진 기업입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며,

첨가물이 적고 재료 본연의 건강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착즙주스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스는 착즙한 즉시 마시지 않으면 '층 분리' 현상이 자주 발생하곤 합니다.

분리된 층을 다시 합쳐주기 위해 주스병을 쥐고 흔드는 것은 이미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적인 풍경입니다.

 

 

제주향은 이렇게 층이 분리되지 않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모두가 당연하고 익숙하게 감수하는 아주 사소한 불편을 개선한 결과, 국내 유수의 기업들로부터 협업을 요청받고 있는 것입니다.

주스를 직접 납품하는 협력사가 있는가 하면, 층분리가 일어나지 않게끔 처리된 원료를 구매하고자 하는 협력사도 있습니다.

제주향은 협업에 적극적입니다.

제주의 감귤과 한라봉, 청귤, 레드비트 등 제주의 다양한 원물들이 제주향을 통해 가공되고, 상품화됩니다.

원료 가공부터 패키지 사출까지. 착즙주스 완제품을 생산해내는 것은 분명 제주향의 주요한 사업내용이 맞습니다.

하지만 제주향은 다양한 원료를 가공해 납품함으로써 제주의 맛을 전하는 데에 더 큰 열의를 쏟고 있습니다.

당장 큰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지 못하는 원료라 할지라도, 활용의 폭을 넓히기 위해 늘 연구하고 시도하는 것이지요.

층이 분리된 주스를 잡아 흔드는 사소한 불편을 감수하지 않기 위해, 다양하게 연구하고 열의를 쏟았던 것 처럼요.

여러 기업과 단단하게 협력할 수 있는 힘은 그렇게 생겨났을 것입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각종 선물사이트에 제주 감귤이 빼꼼 모습을 드러냅니다.

당도선별 타이벡 제주감귤 2kg. 농사를 잘 몰라도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타이벡'이라는 것이 감귤의 당도와 관련이 있겠구나, 싶은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제우스는 '타이벡'을 하는 회사입니다.

 

본디 타이벡은 건축자재입니다. 

미국의 듀폰사에서 개발한 투습방수지로, 목조주택을 지을 때 외장재의 단열지로 많이 사용됩니다.

제우스는 이런 타이벡을 농토 멀칭용으로 깔기 시작했습니다.

땅을 타이벡으로 덮고, 물을 스프링클러로 직접 관리하면 과실의 당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수많은 '타이벡 감귤'들이겠지요.

 

제우스는 고민이 많습니다.

농민의 어려움을 맞닥뜨리면 어떻게든 해소하기 위해 애쓰는 기업입니다.

감귤 수매가격을 높이기 위한 고민의 결과로, 건축자재였던 타이벡을 밭에 깔아 과실의 당도를 높였고

고령화된 농부들에게 익숙지 않은 스마트팜을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 제우스는, 건조감귤칩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시장에서 외면받는 비상품감귤을 상품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사진: 제우스

제우스는 일반 소비대중보다 농민에게 더 익숙한 기업입니다.

누구보다 현장 가까이에서 농민의 어려움을 듣고, 타개하기 위해 연구합니다.

제우스의 별애별참 감귤칩은 그래서 더 특별합니다.

단순히 오래 보관하고 수월하게 유통하기 위해 건조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선호되는 식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건조감귤칩을 기획했고,

보다 나은 품질을 위해 끊임없는 연구로 기술력을 확보했습니다.

수요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제품의 품질을 개선한다는, 당연하지만 어려운 공식을

제우스는 성실하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제주의 작은 마을 애월, 조랑조랑 매달린 과일들이 정겹습니다.

노란열매의 하루는 새금한 귤 향과 단단한 종이의 냄새로 가득합니다.

자체 농장과 지역 내 협업중인 농장들에서 매일 수확하는 과일과 채소를 꼼꼼하게 포장하여, 전국 각지로 유통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과 달리 바다를 건너야 하는 제주는 주말이라도 낄라치면 배송일자가 며칠씩 늘어지기 일쑤입니다.

노란열매가 금요일의 출고를 특히나 더 조심스러워하는 이유입니다.

가장 신선한 과일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겠지요.

 

노란열매의 로고에는 '생산에서 판매까지'라는 메시지가 또렷하게 적혀있습니다.

네, 노란열매는 매일매일 수확하는 신선한 작물을, 전량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감귤과 각종 만감류를 중심으로, 애플망고나 블루베리같은 과일도 빠짐없이 직거래의 대상입니다.

중간에 다른 유통망을 끼면 관리와 배송의 어려움이 반절은 줄어들겠지만,

노란열매는 참 고집스럽게도 직거래를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과일과 채소를 가장 신선하게 공급하기 위해서일것입니다.

 

사진출처: 노란열매

노란열매의 상품은 오픈마켓에 등록되어있지 않습니다.

쉽게 검색을 하고 가격과 후기를 비교해 볼 수 있는 편리함이 없음에도,

수많은 소비자들은 노란열매의 홈페이지를 직접 찾아 가입하고, 작물을 구매합니다.

노란열매의 농장이 언제 콜라비를 심었는지 궁금하고, 풋귤은 언제쯤 접할 수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노란열매가 또 한가지 신경을 쓰는 것은, 제주의 작물로 소통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요리를 해 먹었고, 어떻게 과일을 즐겼는지 서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가 있어야

그 안에서 제주의 작물이 힘있게 활용되리라는 믿음이 있는 것이지요.

 

구매한 작물의 만족도가 높으면 농장을 방문하고 싶은 사람도 많아지는 법일까요?

노란열매의 밭에서 체험을 희망하는 문의가 속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귤을 따 먹고, 주스를 마시고, 잼을 만드는 간단한 체험들이 제주를 방문한 여행객들에게 소소한 휴식이 되고 있습니다.

 

노란열매는 큰 설비나 복잡한 가공단계 없이 이 체험으로 6차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즐거운 체험이 오프라인에서의 매출로 연결되고, 오프라인에서의 매출이 온라인에서의 경험 공유로 이어지며,

온라인에서의 경험공유가 그립고 즐거운 체험으로 순환합니다.

노란열매가 꾸는 제주 작물 소비 문화 선순화의 꿈이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해안으로부터 중산간까지를 길게 아우르는 마을에 마음 푸근해지는 외갓집이 있습니다.

철철이 달라지는 농산물들을 조목조목 챙겨 보내는 외할머니처럼, 달마다 꾸러미를 꾸미는 '무릉외갓집'입니다.

입 짧은 손주를 생각하듯 귤을 조금, 양배추를 조금, 당근을 더 챙겼다가, 장아찌며 토마토, 된장까지 풍성하게 꾸려냅니다.

'막내 보아라. 이건 냉장고에 두었다가 얼른 먹거라, 저건 냉동실에 보관하며 두고두고 먹어라, 몸 건강히 잘 챙겨먹어야 한다.'

마음을 간질이는 외할머니의 편지처럼, 누가 지은 농산물인지, 왜 이 농사를 짓는지, 어떻게 짓는지를 보태 적는 편지가 반갑습니다.

달마다, 나를 위하는 먹거리들이 문 앞에 한꾸러미씩 놓이는 것입니다.

무릉외갓집의 농산물꾸러미를 경험한 회원들이 하나같이, '제주에 외갓집이 생겼다.'고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사진 : 무릉외갓집

 

무릉외갓집은 올해로 열 한살을 맞이한 마을기업입니다. 

무릉리에서 평생 농사지어 온 농부들이 조합원이 되어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판매합니다.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좋은 작물을 꾸려냅니다.

시간과 정성을 담아 건강하게 키워낸 작물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은, 값이 비싸다 타박하지 않습니다.

수확한 작물을 손에 들고 수줍게 미소짓는 농부의 사진 옆으로 작물의 이름과 농부의 이름이 나란히 적힙니다.

꾸러미를 받을 회원에게 '할미가 직접 지은 농사다' 이야기하기 위해 누구보다 정직하게 농사를 짓습니다.

그렇게 농사지은 작물을 신선하고 다치지않게, 계절을 가득 담아 전달하는 것이 무릉외갓집의 특기입니다.\

 

그러니, 꾸러미를 받아 보는 회원들이 문득 무릉리의 외갓집을 그리워하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할머니가 마당에 널어놓고 말릴 표고버섯이 그립고, 겨우내 땅속에서 단단해질 월동작물이 궁금한 회원들이 종종 무릉외갓집을 찾습니다. 

손주에게 뭐 더 재미있는 경험을 시켜줄까 고민인 외할머니처럼, 무릉외갓집은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 콘텐츠를 궁리하고 있습니다.

동네도 한바퀴 돌아 보고, 조합원의 귤밭에서 귤도 따 보고, 귤로 찹쌀떡도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월동작물이 많은 제주에서 비교적 농한기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여름 무렵, 전국 각지의 외손주들과 함께, 무릉리는 시끌벅적할 예정입니다.

+ Recent posts